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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최동원 빈소는 한화가 마련, 동네 빵집에서 만났던 최동원

미국의 삼진왕이 놀란 라이언이라면 한국의 삼진왕은 고인이 된 최동원이다. 최동원은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3개)을 가지고 있다. 최동원은 현역시절 피처빌러티가 완벽에 가까운 투수였다. 캐리우드를 능가하는 강력한 스터프, 가끔은 그렉 매덕스를 연상케 하는 커맨드로 그라운드를 호령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일본 프로야구, 한국 프로야구에는 많은 레전드들이 있다. 그런데 최동원 앞에서 레전드라는 말을 꺼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동원은 그 누구도 기록하지 못한 한국시리즈 5전 4승 1패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운 인물이기 때문이다. 현대 야구에서는 나올 수 없는 최악의 선수기용이 만들어낸 웃지못할 기록이다. 커트실링과 랜디존슨이 월드시리즈에서 원투펀치로 명성을 날리던 당시와 비교해보면 최동원은 커트실링과 랜디존슨 두 괴물 투수의 역할을 혼자서 해낸 전설 중의 전설이다.

 

어린시절 나는 최동원과 같은 같은 동네에 살았다. 덕분에 가끔 현역 은퇴 후 씨름선수의 포스를 보여줬던 최동원을 상가 빵집과 포장마차에서 가끔 볼 수 있었다. 180cm의 키에 100kg을 넘나드는 육중한 체구의 최동원이 집에 들어가기 전 빵집에서 빵을 사는 모습은 신선했다. 최동원을 동네에서 마지막으로 본 건 허름한 포장마차였다. 13년 전의 일이다. 반가운 마음에 "옛날에 동네 상가 빵집에서 싸인해달라고 했었는데 기억나세요?"라고 물었더니 "빵집에서 싸인해준 애만 한 트럭이다! 근데 벌써 술 마실 나이가 됐나? 세월 빠르네"라며 소주 1잔을 기울이던 최동원의 모습이 아직도 선한데, 그가 세상을 떠났다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롯데 자이언츠 레전드 최동원의 빈소는 모교인 연대 세브란스에 마련되었고, 장례 준비는 그가 2년 전에 몸 담았던 한화 이글스가 맡고 있다고 한다. 그의 빈소에는 많은 롯데팬들이 조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오늘 오전에는 디씨갤러리에서 팬들의 화환 보내기 모금운동도 있었다. 모금 결과 화환을 보내고도 100만원이 남아 조의금으로 낼 것인지 다른 추모행사를 진행할 것인지 토의중이라고 한다. 

반면 롯데는 이제서야 홍보팀장을 빈소로 보냈다고 해 발빠른 팬들의 모습과 대조를 이룬다. 롯데의 전설을 넘어 한국 야구계의 독보적인 존재 최동원에게 롯데는 일본식 가짜 예가 아닌 한국식 진짜 예를 갖추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