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재와 생각

장애인의 날, 주변을 둘러보니...

늘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아마 63빌딩에서는 장애인의 날 행사가 열리고 장애인의 날과 관련한 방송이 편성되겠죠.

어제 하루 나름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장애체험을 해봤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상당히 많더라구요.



1. 교통약자를 위한 버스도착정보안내

서울시의 버스도착정보안내시스템

서울시에서 시범 운행중인 버스도착정보안내시스템은 교통약자의 대중교통 이용에 도움을 주기 위해 시행을 앞둔 시스템입니다. 그런데 시각장애인이라면 이 시스템이 무용지물 일 것 같더군요.

전광판에 버스가 도착한다는 안내가 나오고 잠시후 몇번 버스가 정류소에 도착한다는 안내음이 나오지만 정작 눈을 감고 있으니 지금 도착한 버스가 몇번 버스인지 알 수 없었거든요. 

따라서 교통약자인 시각장애인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다면 버스가 정류소에 도착함과 동시에 버스 출입문에서 "몇번 버스가 도착하였습니다"라는 안내를 3~4회 반복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터치식 안내 시스템

또 다른 교통 안내 시스템 역시 문제가 많았는데요.
우선 교통 안내를 해준다는 위 장치는 버튼을 누른 후 목적지를 수차례 말했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고 화상 카메라의 위치가 휠체어를 탄 사람은 이용할 수 없는 위치에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위 장치는 시각장애인은 물론 청각장애인과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이용할 수 없는 장치라는 평가를 내릴 수 있었습니다.

2. '즐거운 나의 집'이 흘러 나오는 휠체어 리프트

94년 졸속 장애인법과 함께 탄생한 휠체어 리프트

▲ 94년 졸속 장애인법과 함께 탄생한 휠체어 리프트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지하철에 마련된 리프트를 타면 시선은 온통 리프트로 쏠리게 됩니다.
리프트가 이동하는 동안 "즐~거운 곳에서는 날 오라 하여도, 내 쉴 곳은 작은 집 내집 뿐이리~"라는 노래가 흘러나오기 때문인데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노래가 나오도록 한 거겠지만 리프트를 운행할 때에는 항상 사회복무요원 등이 동행하도록 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굳이 노래를 틀어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노래 가사가 '내 쉴 곳은 작은 내 집 뿐이리~'라니, 이건 장애인들보고 그냥 집에서 쉬라는 것도 아니고 조속한 시일 내에 개선하길 바랍니다.

궁극적으로는 리프트 대신 임산부와 노약자들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로 교체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입니다.

3. 여전히 높고 고상한 버스

고상한 버스

▲ 고상한 고상 버스


저상 버스가 도입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고상한 버스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독일에서는 고상한 버스를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는데 한국에서는 저상 버스를 보면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로 아직까지 저상 버스는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독일의 버스

▲ 속도 알찬 독일의 버스, 당연히 저상버스다


단순히 버스의 출입구만 낮춘다고 장애인들의 이동권이 보장되는 건 아닐 겁니다.
위 사진 처럼 휠체어를 위한 충분한 공간이 마련되어야 하겠죠. 

4. 최소한의 양심도 저버린 비장애인들의 횡포

얌체족

▲ 장애인 주차공간에 주차한 비장애인의 SUV


무엇보다 비장애인들의 배려가 부족한 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장애인 주차 공간에 주차를 한 비장애인의 자동차, 교통약자를 위해 마련된 좌석에 앉아서 열심히 DMB를 시청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이 그 어떤 장벽 보다 높게 느껴졌거든요.

아무튼!!!
오늘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장애인 투쟁 현장

▲ 장애인의 움막 투쟁 현장


장애인과 프렌들리한 관계를 맺지 못한 현정부가 과연 남은 임기동안 장애인들의 권익을 위해 어떤 일을 할지 우리 모두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안녕하세요~ ^^
    달콤시민 입니당~ 평소에는 불편함을 모르고 지냈는데, 글을 읽고 보니 왜이렇게 맘이 편치 않는건지.. 되려 죄송한 마음까지 드네요.
    특히 전철에서 휠체어 리프트는 완전 공감해요! 어느 분이 인터뷰 한거 보니, 저 경고음(?) 때문에 타기 싫다고 하시던데, 빨리 수정 되었음 좋겠네요~
    좋은 글 많이 보고 갑니다 ^^

    더불어 장애인 관련 트랙백 살포시 걸고 가겠습니다.
    좋은 오후 되세요~

    • 안녕하세요^^
      달콤시민 블로그 잘 보고 있습니다.
      94년 이후 1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리프트 경고음이 흐르는 걸 보면 우리사회가 장애인들에 대해 얼마나 무감각하고 무신경한지 느낄 수 있겠더라구요.
      좋은 트랙백 감사합니다~

  • 지나가다 2010.04.21 00: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1번 아이디어 진짜 좋네요 ^^
    기존의 시스템에 음성방송만 추가하면 되니 돈도 별로 안 들어갈거 같구요.. ㅎㅎ

    요새는 지하철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추세라 엘레베이터 설치하고나면 리프트는 없애긴 하더라구요.. 엘레베이터를 못설치 하는 곳이 좀 문제긴 하지만..
    저거 고장도 되게 잘 난다던데.. ㅋ
    노래소리는 진짜 거슬리죠.. 멜로디도 좀 구슬프고.. ㅋ

    비장애인들의 횡포는 진짜 화나죠!!!! -0- 몸만 멀쩡하면 뭐합니까 마음과 머리가 장애인데.. ㅋ

    • ㅎㅎ 감사합니다.
      1번 문제에 대해 버스기사분에게 장애인 탑승 여부를 사전에 알려주는 방법도 고려중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장애를 가진 분들이 가장 희망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잘 파악해서 정책에 반영하면 좋겠네요.

      노래 끄는 건 돈도 안들텐데..서울시철도공사와 서울공식블로그에서 트랙백을 걸어주신 만큼... 빠른 변화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