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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황장엽 살해지령, 영화 의형제 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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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엽 살해지령을 받은 간첩이 검거되었다고 합니다.
마치 영화 의형제를 보는 듯한 시나리오입니다.

실제로 영화 의형제를 보면 황장엽을 연상케 하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바로 지명훈 교수인데요. 지명훈 교수는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교수였지만 자유를 찾아 남한으로 탈북한후 북한의 사상과 정치를 비판하는 책을 펴내 제거 대상이 됩니다.


송지원(강동원)이 지명훈에게 사상교육을 받았다는 점은 주체사상이론가였던 황장엽과 상당히 흡사하고, 남한으로 건너와서는 두 인물 모두 북한 체제를 비판하며 북한의 배신자가 되었다는 점, 마지막으로 지명훈은 통일문제연구소 소속이고 황장엽은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소속이라는 점등을 볼때 지명훈의 모델이 황장엽일 거란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지명훈을 암살하려 했던 것처럼 황장엽에 대한 암살이 기도되었다니 놀랍기도 하고 하필 선거철에 이런 일이 발생하나 싶기도 하네요.

영화 의형제의 한 장면

▲ 영화 의형제 중 전직 국정원 직원 송강호가 남파간첩 강동원과 우연히 마주친 장면


또 하나 특이한 점은 황장엽의 망명시기 입니다. 황장엽은 1997년 4월 20일 망명을 했습니다. 오늘이 정확하게 13년 되는 날이죠. 처음에 황장엽이 망명했을 때 곧 암살 당하지 않을까란 예상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북한의 주요 정보를 알고 있는 직책을 맡진 않아서인지 13년이 지난 지금까지 황장엽씨는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제와서 황장엽의 암살을 기도했는지 이해하기 힘든 대목입니다. 특히 요즘 황장엽씨는 거의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데 말이죠.

나름의 분석을 해보면 요즘 북한 사회가 상당히 혼랍스럽고 주민들의 동요가 우려되다보니 13년 전에 망명한 황장엽을 뒤늦게 암살하려 했었을 수도 있고, 황장엽씨가 김정남의 후계자 승계설을 들먹였다는 부분이 김정일의 심기를 건드렸을 수도 있겠지요. 특히 실제 승계자는 김정남이 아닌 김정은이라면 더더욱 황장엽을 암살하고 싶을 수도 있긴 합니다.

반면 황장엽씨는 1923년생으로 망구(望九)의 고령인데, 북한은 왜 하필 지금처럼 남북관계가 경색되어 있는 시점에 암살을 시도했을까요? 정말 북한은 이해할 수 없는 나라 같습니다. 그리고 왜 꼭 선거철에 도발을 하고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주는 발언과 행동을 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남한에 고정간첩이 득실거린다던데 굳이 덤앤더머 같은 멍청한 간첩을 남파할 필요가 있었을까란 의문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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