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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남자 쇼트트랙의 인기를 살려준 오노와 이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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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하지 않게 남자 쇼트트랙에 열기를 가한 오노의 망언과 이호석의 과한 경쟁심-

헐리우드 액션으로 4천만 안티팬을 보유하게 된 안톤 오노가 이번에는 한국의 실격을 바랬었다는 망언으로 기존 4천만 안티에 늘어난 인구 1천만을 더해 5천만 안티를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Mens 1500 meter Short Track Speed Skating final at the 2010 Vancouver Winter Olympics
<잠깐이라도 1등을 해보고 싶어 안달난 '반칙왕' 안톤 오노>


그런데 안톤오노의 발언을 냉정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대한민국의 쇼트트랙 독주는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의 인기를 반감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쇼트트랙이 동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입니다. 그후로 대한민국은 금메달 18개, 은메달 7개, 동메달 5개를 획득하며 20여년간 쇼트트랙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경우 2007년 이후 중국에 밀려 금메달 가능성이 과거에 비해 낮아졌지만 남자 대표팀은 대한민국=금, 은, 동이라는 공식이 성립할 정도로 절대강자의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노가 대한민국팀의 실격을 바랬었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IOC는 일부 국가가 독식하는 종목을 싫어 합니다. 하계 올림픽 종목인 태권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작은 나라가 독식하는 일부종목은 더욱더 싫어하죠. 태권도가 지루하다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들며 정식종목에서 제외하자는 말이 툭하면 나옵니다. 심지어 태권도는 한 나라가 금,은,동을 독식할 수 없는 시스템인데도 말이죠.

최근 양궁도 미국과 유럽에서 인기있는 컴파운드 경기를 정식종목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이 보입니다. 양궁 강국 한국에서 컴파운드 선수층은 얇은 편입니다. 세계 경기에 출전할 기량을 보유한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죠. 이렇듯 올림픽에서 한 나라가 한 종목을 독식하면 정식종목에서 제외하려 하거나 새로운 종목을 정식종목으로 채택하려는 움직임을 보입니다. 그게 올림픽 정신에 부합한다는 이유를 들면서 말이죠.

Sports News - January 30, 2009
<조기축구팀으로도 다른 나라 국가대표와 경기를 해 볼만하다는 축구계의 절대 강자 브라질>

결국 문제는 우리나라가 쇼트트랙을 너무 잘한다는 겁니다. 브라질이 축구를 잘하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 쇼트트랙 남자대표팀은 독보적인 존재입니다. 잘하는데 일부러 못할 수도 없고 참으로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남자의 경우 미국과 케나다 등이 금메달은 아니더라도 메달권은 노려볼만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여자의 경우 거대한 중국이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는 건데요. 그러한 희망조차 사라진다면 동계 올림픽에서 쇼트트랙의 운명은 예측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Short Track Speed Skating
<'충돌'이라는 제목의 사진>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오노가 잘했다는 말도 아니도 이호석 선수가 무리하게 코너에서 막판 순위 변경을 시도한 것이 잘했다는 말도 아닙니다. 다만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쇼트트랙이 인기 종목으로 살아 남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

'일부러 져줄 수는 없는 거니까 대한민국 대표팀끼리라도 선의의 경쟁을 다하라!' 라는 겁니다. 이번 경기처럼 막판에 무리수까지 쓰라는 것이 아니라 선의의 경쟁을 다라하는 거죠.

금, 은, 동을 독식하는 것도 좋지만 앞에 가는 2위 선수를 같은 나라 선수라고 양보하지 말고 라이벌 선수라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하는 것만이 현재 상황에서 남자 쇼트트랙의 인기를 유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야 최소한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쇼트트랙을 정식종목에서 제외시키자는 말은 못할테니까요.  

추신 :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나라가 금, 은, 동을 독식해도 함부로 나불대지 못할 정도로 국력을 키우는 거겠죠.
이호석 파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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