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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 살인사건이라면 공소시효 없어 범인은 영원히 자유로울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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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형사소송법은 공소시효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 제249조(공소시효의 기간) 공소시효는 다음 기간의 경과로 완성한다.
①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는 25년
②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는 15년
③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는 10년
④ 장기 10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에 해당하는 범죄는 7년
⑤ 장기 5년 미만의 징역 또는 금고, 장기 10년 이상의 자격정지 또는 벌금에 해당하는 범죄는 5년
⑥ 장기 5년 이상의 자격정지에 해당하는 범죄는 3년
⑦ 장기 5년 미만의 자격정지, 구류, 과료 또는 몰수에 해당하는 범죄는 1년

 


하지만 일명 '태완이 법'이 통과하면서 법정 최고형이 사형에 해당하는 살인죄의 공소시효를 폐지하고 아직 공소시효가 만료되지 않은 범죄에 대해서도 이를 소급해서 적용토록 했다. 즉, 살인죄는 공소시효가 없다. 누군가를 살해한 사람은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기 전까지 자유로울 수 없다는 말이다.

 

때문에 한강 대학생 사망 사건이 살인 사건이라면, 범인은 경찰이 정민 군의 사망 원인을 실족에 의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리고 내사 종결 처리하길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여러 정황과 여론 등 상황을 봐서는 경찰도 무리하게 이번 사건을 실족사로 결론 내리지는 않을 것 같다. 

현재까지는 정황상 의심가는 것들 외에 결정적인 증거가 될 CCTV 기록, 혈흔, 족적, 범행 도구 등, 타살이라고 결정지을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라 용의자 특정조차 못해 장기 미제사건이 될 가능성도 있다곤 하지만, 살인사건의 공소시효가 폐지된 이상 수사기관이 증거를 확보하거나 결정적인 제보가 들어오면 언제든지 용의자를 특정해 법정에 세울 수 있다. 따라서 정민 군을 살해한 범인이 있다면 죽을 때까지 살인의 죄책을 피할 수 없다는 중압감에 괴로워하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사건의 초동 수사가 너무 아쉽게 느껴진다. 정민 군의 지적 수준, 상황 발생 당시의 여러 정황 등을 고려했을 때 단순 실종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했기에, 강력사건으로 전환한 시점이 조금만 더 빨랐다면 어땠을까란 아쉬움이 남는다. 범인에게 6일 이라는 시간은 증거를 은폐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을 것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완전범죄는 없다고 믿고 싶다. 정민 군이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것이라면, 블랙박스 영상, 전자기적 기록 그리고 목격자를 모두 피했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증거는 언젠가는 나오게 될 거라 확신한다.

 

정민 군 사망 사건이 살인사건이라면 살인과 사체유기의 두가지 행위는 경합되고 피해법익이 다르므로 실체적경합범으로 처벌받게 될 것이다. 만약 범인을 도와 증거를 인멸한 자가 있다면 형법 제155조에 따라 증거인멸죄로 처벌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증거를 인멸한 자가 범인의 가족이라면 친족간 특례 조항이 적용되어 처벌받지 않는다. 친족간 특례 조항의 취지는 자식이나 부모의 죄를 덮어 주려는 게 본능이라는 전제를 깔고 가는데, 과연 자식이나 부모의 죄를 무조건 덮어주는 게 인간의 본능인지는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살인죄 등 강력범죄의 경우에는 친족간 특례 조항을 적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정민 군 사망 사고가 너무 안타까워 사건이 발생한 이후부터 하루도 빠지지 않고 관련 기사를 읽고 있는데, 만약 누군가에 의해 살해 당한 것이라면 부디 억울한 죽음이 되지 않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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