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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강호동 은퇴, 국민MC다운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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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이 은퇴했다. 충격이다. 십수년간 국민MC로 활동했던 강호동의 갑작스러운 은퇴발언은 그가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필요경비를 부풀렸다는 언론의 기사보다 훨씬 충격적이다.

네티즌들의 무분별한 질타가 이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자존심 강한 강호동이 은퇴를 하지 않을까란 우려를 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주점 여성 폭행, 원정 도박, 사기, 음주 뺑소니, 무면허 뺑소니 등의 형사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들이 몇개월만에 TV에 복귀하는 세태와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여준 강호동. 그의 퇴장이 안타깝다.


강호동은 워낙 큰 사랑을 받았던 국민 예능인이었기에, 갑자기 쏟아지는 악플과 비난을 감당하기 힘들었을 거다. 그리고 현재 맡고 있는 프로그램들이 워낙 서민적이고 국민과 소통하는 프로그램이다보니 심적 부담이 엄청났을 거다.

일부 네티즌들은 강호동 퇴출운동을 벌였다. 그들은 지금 행복할까? 승리의 기쁨을 누리고 있을까. 어쩌면 욕할 상대가 너무 빨리 사라져서 허탈해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라면 사이버 폭력을 행사할 또다른 희생양을 찾아 나섰을지도 모른다.

강호동은 5개월에 가까운 세무조사를 받아왔다고 한다. 개인이 세무조사를 받는 것은 당연히 비공개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국세청은 강호동의 세금 추징 사실을 언론에 알렸다.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는 행위다. 덕분에 주요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 1위는 강호동이 독차지해왔다. 만약 이런 관행이 계속된다면 연예인 세무조사가 주요 사회문제를 덮어버리는데 악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당사자는 형사처벌 외에 마녀사냥에 가까운 사회적 처벌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 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강호동이 앞으로 국세청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하면 좋겠다. 나아가 필요경비가 정말 부풀려졌었는지 법원의 판단을 받아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앞서 배용준은 자신의 소득증 74억원을 필요경비로 잡았다. 그러나 관할청은 배용준이 제출한 필요경비를 전혀 인정해주지 않아 23억의 추징금을 부과받았고, 배용준은 국세청을 상대로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비록 패소했지만 강호동은 그 액수가 배용준에 비해 경미한 수준이라서 필요경비 계산에 대한 새로운 지표를 세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무튼 국민MC강호동의 쓸쓸한 퇴장에 위로의 말을 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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