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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강호동 퇴출 운동은 '부자감세에 대한 잘못된 분노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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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탈세 혐의로 국세청으로부터 수억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은 강호동에 대한 사회적 형벌이 지나친 것 같다. 강호동이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추징금이 부과된 이유는 필요경비를 부풀렸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세청이 추징금을 부과한 이유는 강호동이 필요경비를 실제보다 높게 계산해 과세대상 소득을 축소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필요경비란 방송출연을 위해 구입한 옷, 메니저에게 지급한 돈,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복용한 보약 등을 말한다. 자유소득이 있는 자는 필요경비를 제외한 나머지 수입에 대해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강호동의 경우 이같은 필요경비를 지나치게 많이 계산해 과세대상 소득을 축소한 것으로 국세청은 판단했다.

욘사마 23억 추징당하자 취소소송, 강호동은 사과

이런 문제는 자유소득이 있는 자들에게서 종종 발생하는 일이다. 연예계에서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최근에는 배용준이 자신의 소득증 74억원을 필요경비로 잡았지만 관할청이 필요경비를 전혀 인정해주지 않아 23억의 추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이에 배용준은 국세청을 상대로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밖에도 필요경비에 대한 납세자와 국세청의 의견 대립은 무수히 많았다.

반면 강호동은 국세청이 같은 이유로 추징금을 부과하자 재판을 통한 이의제기를 하기 보단 순순히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까지 했다. 필요경비 과다산정으로 인해 추징금이 부과된 사람이 국민에게 사과를 한 것은 강호동이 최초일 것이다. 그리고 퇴출 운동으로까지 확대된 것도 강호동이 처음일 것이다. 

투명한 유리지갑 서민의 분노는 당연, 하지만...

그럼 국민들은 '국민MC 강호동'에게 왜 이렇게 가혹한 걸까? 국민의 대다수인 서민들은 자영업자가 아닌 이상 탈세를 하고 싶어도 탈세를 할 수 없다. 월급쟁이가 탈세를 할 수 있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탈세를 저지르고도 큰 소리 치는 부자들을 38기동대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너무나도 많이 봐왔다. 또한 부자감세 정책 때문에 오히려 증가한 서민과세로 서민 경제는 더욱 어려워졌다. 심지어 전제산 27만원으로 호화생활을 하고 있는 전두환은 툭하면 국가 원로의 자격으로 주요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즉 형평성 없는 과세, 정의를 실현시켜주지 못한 정부와 국세청 등 부조리한 사회현실을 바라보며 축적되어 온 분노가 강호동 사건을 계기로 폭발하게 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강호동을 욕하는 글을 쓰면 엄청난 조회수와 추천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유명 블로거들 사이에서 강호동 죽이기가 확산되는 이유일 수 있을 것 같다.
 
회계 담당의 고의건 실수건 결과적으로 절세와 탈세의 경계선을 넘어 버린 강호동을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국세청이 강호동을 검찰에 고발하지 않았다는 것은 탈세에 고의성이 없다고 본 것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악플을 조장하고, 그를 마치 파렴치한 탈세범으로 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개인적으로 이번 연예인 탈세 관련 정보를 언론에 흘린 담당 공무원과 관할 국세청을 개인정보보호법위반혐의로 처벌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검찰과 수사기관의 피의자실공표로 인해 국민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받아왔는지 경험으로 알고 있지 않는가. 만약 국세청의 잘못된 행태를 그냥 넘어간다면 앞으로 개인의 세무관련 정보가 여론무마용으로 악용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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