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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시각장애인 안마독점권 합헌, 그러나...

 

의료법  82조 1항이 규정하고 있는 시각장애인 안마독점권에 대한 헌법소원 결과가 2008년에 이어 이번에도 합헌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안마와 관련한 11개 단체는 지난 2008년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독점권을 허용하는 의료법 조항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헌법재판소(이하 '헌재')는 이에 대해 "시각장애인에게 가해진 유무형의 사회적 차별을 보상해주고 실질적인 평등을 이룰 수 있는 수단으로, 비시각장애인의 직업선택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시각장애인 안마독점권의 위헌논란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안마독점권을 법률이 아닌 규칙으로 제한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헌재는 2003년 합헌 결정을 내렸다가 2006년에는 법률유보에 반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렸는데요. 시각장애인 안마독점권이 위헌 결정이 나자 시각장애인들은 생계유지를 위해 목숨을 걸고 투쟁했고, 그 과정에서 여려 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자 국회가 보건복지부 규칙에 있던 시각장애인 안마독점권을 의료법으로 옮기면서 위헌의 요소가 사라지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몇몇 단체들이 “의료법 82조 1항은 여전히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으며 평등의 원칙에 반한다”며 의료법 개정을 요구함과 동시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게 됩니다. 이에 대해 헌재는 2008년 "의료법 82조 1항으로 인해 반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제한되기는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이 안마사 직업 외에 생계보장을 위한 대안이 거의 없고 약자를 우대하기 위한 조치로서 불가피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청구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며 시각장애인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로써 안마독점권 논란은 끝이 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수기마사지협회 등 11개 단체가 거듭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헌재는 또다시 시각장애인에게 안마독점권을 부여한 의료법 82조 1항은 헌법의 이념에 반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안마독점권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시각장애인에게 안마독점권을 부여함으로 인해 안마업에 종사하는 비장애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침해받고 있다고 항변합니다. 그런데 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시각장애인들은 생존권을 위협해야 하기에 헌재의 결정은 지극히 타당한 결정으로 보여 집니다. 규범조화적 해석이 어렵다면 직업선택의 자유와 생존권 간의 이익형량만 해보더라도 시각장애인에게 안마독점권을 부여한 의료법 82조 1항의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는 헌법소원은 <가진 자의 횡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횡포는 앞으로도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마도 헌법소원을 제기하면 불법 안마시술소를 단속해야 할 관할기관들이 단속에서 손을 놓는 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악용해 사회적 약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려는 현대인들의 이기심이 사라지지 않는 한 계속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