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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이상한 자원봉사자들

칠전 모단체의 행사에 자원봉사를 하고 왔습니다.
말이 자원봉사이지 후원금 명목으로 단돈 5,000원만 내면 서울에서 강원도의 유명관광단지까지 가는 셔틀버스를 무료로 태워주고 5,000원 상당의 간식과 7,000원 상당의 점심을 제공하고 각종 기념품까지 선물 받는 봉사활동이었습니다.

점수를 따기 위한 청소년 봉사자가 아닌 진심으로 누군가를 돕기 위해 자원해서 봉사를 하는 사람들 답게 다들 열심히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몇몇 사람들은 마치 강제로 봉사활동에 동원된 사람들 처럼 건성으로 일을 하더라구요. 그래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워낙 일을 열심히 해서 큰 문제 없이 행사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행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인원체크 시간이 길어지자 건성으로 일하던 사람들이 "인원 체크가 뭐 이렇게 길어!"를 연발하더니 "아 진짜 다음에 오나 봐라"라며 불만을 토로하더군요. 잠시후 버스에서 10,000원 상당의 기념품을 나눠줬는데 건성으로 일했던 사람 중 1명이 해당 기념품을 못받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러자 "나는 왜 기념품을 주지 않느냐"며 기념품을 내놓으라고 화를 냈습니다. 행사 진행자는 "지금 버스에는 기념품이 없으니 다음에 주면 안되겠느냐?"고 했지만 절대 안된다고 하더군요. 결국 해당 기념품을 택배로 배송해주기로 약속하고 사건이 일단락되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문제의 봉사자들은 자원해서 온 사람들이 아니라 모기관에서 강제로 차출되어 나온 사람들이라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그 사람들은 출장비며 시간외 수당은 물론 간식에 식사에 기념품까지 받아가는 주제에 그렇게 불만이 많았다는 건데, 쉽사리 그런 행동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GULFPORT, MS - JULY 1: An oil cleanup worker tries to remove thick oil that washed ashore along with oil containment booms on July 1, 2010 in Gulfport, Mississippi. The oil arrived on shore from the the Deepwater Horizon oil spill in the Gulf of Mexico where millions of gallons of oil have spilled into the Gulf since the April 20 explosion on the drilling platform. (Photo by Joe Raedle/Getty Images)

그런데 이런 뻔뻔한 일은 비단 이번에만 목격한 것이 아닙니다. 서해 원유유출 사고 때도 수많은 관공서에서 말만 자원봉사인 '차출봉사'를 많이 했습니다. 연말에 나오는 연가보상비를 포기하고 휴가를 내고 봉사를 나온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른 대우를 받고 일하는 '차출 봉사자들'은 유독 투덜투덜 불만이 많아서 함께 일하기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역시 마음으로 하는 행동과 강제로 하는 행동은 분출되는 에너지의 양이 비교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은데요. 봉사의 의미에 맞지 않는 차출 봉사를 봉사의 현장에서 더이상 보지 않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