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재와 생각

인천대교 고속버스 추락 원인은 100% 인재

반응형
천대교를 이용해 인천공항으로 이동중이던 고속버스가교각에서 추락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의 원인은 강풍이나 빗길 미끌림과 같은 자연현상 때문이 아닌 100% 인재였습니다. 

사고차량은 1톤 트럭 뒤를 따라 주행중이었는데, '도로에 정차중인 고장차량'을 뒤늦게 발견한 1톤 차량은 고장차량의 좌측면을 추돌하며 좌측(중앙) 가드레인을 들이받고 멈췄지만 뒤따라 오던 사고차량은 '고장차량'의 우측면을 추돌한 후 우측 가드레일을 뚫고 다리 아래로 추락한것으로 밝혀졌는데요. 1차적으로는 차량점검을 소홀히해 대교 한 복판에 차를 방치한 채 삼각대 조차 설치하지 않은 고장차량의 잘못을 지적해야 할 것이고, 다음은 갓길 차량을 발견하고 급하게 차선변경을 한 1톤 트럭 운전자를 탓해야 겠지요. 마지막으로 버스 운전자도 1톤 트럭과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않고 과속을 했기 때문에 사고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이번 사고는 안전도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인천대교 교량난간 부위가 아닌 교량 접속부의 가드레일이었다는 점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있는데요.14톤 트럭이 시속 80km/h로 추돌해도 뚫지 못하는 난간부의 가드레일과 달리 접속부의 가드레일은 엿가락처럼 휘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우측 가드레일이 과연 '내 생명을 보호해줄까?'란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요. 고속으로 주행하는 차들이 많은 대교의 가드레일 치고는 콘트리트 벽이 다소 낮아 보이고, 가드레일이 부실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위 사진은 인천대교를 이용하면서 시간이 나면 '가드레일 아찔해 보인다'는 글을 작성하려고 촬영해 둔 사진입니다. 이런 모습은 인천대교 뿐만 아니라 부산의 광안대교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광안대교 가드레인
 
보기에는 아찔해 보이는 위 가드레일들이 안전성은 아주 높다고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14톤 차량이 80km/h의 속도로 추돌해도 추락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안전성이 높다고 하니 추락사고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사고에서도 그랬듯이 사고는 14톤+80km/h라는 조건을 초과하는 사고에 대해서도 안전성이 확보되느냐는 건데요. 왜 규정 속도 초과, 중량 초과의 경우를 대비해야 하는지는 인천대교를 이용해보신 분들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차량들이 80km/h 이상의 속도로 씽씽 달리기 때문이죠. 과속으로 인한 사고까지 대비하도록 한다는 건 어찌보면 건설업체나 정부에 지나친 요구를 하는 것일 수 있지만, 과속 사고의 피해자가 꼭 과속 차량 운전자로 특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안전운전을 하는 사람의 안전만 지켜주는 안전장치는 진짜 안전한 안전장치라고 느껴지지 않겠죠.
 
그렇다면 모든 대교가 우리나라의 대교처럼 건설되었을까요? 아닙니다. 1937년 완공된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는 추락의 위험이 훨씬 적어 보인다는 것을 아래 사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문교는 차량통행량이 많아 인천대교와 광안대교처럼 소통이 원활한 곳이 아님에도 가드레일이 상당히 안전해 보입니다. 1차 가드레일을 넘어가더라도 2차 가드레일이 있을 것 같고, 무엇보다 차량들이 인천대교와 광안대교 처럼 과속을 하지 않는 다는 점을 생각하면 차량이 바다로 추락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희박해 보입니다.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실제로는 국내 대교 가드레일의 안전등급이 금문교 가드레일의 안전등급보다 높은 가드레일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국내의 대형 대교들을 보면 보행은 원칙적으로 금지될 만큼 차량들이 고속주행을 하는 도로로 2중 펜스 구조가 아닌 단일 펜스 구조입니다. 또한 긴급차량의 갓길 주차도 위험하게 느껴질 정도로 바다와 도로의 간격이 좁습니다. 아무리 안전등급이 높은 가드레일이라고 하더라도 금문교의 가드레일에 비해 위험해 보이는 건 아마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렇듯 국내의 대교들은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사고의 위험 요소가 외국의 다리보다 높아 보입니다. 지금이라도 시민의 안전을 위해 2중 안전장치를 하거나, 과속을 예방하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특히 교각의 경우 겨울철 빙판 사고와 여름철 빗길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일반 도로에 비해 높기에 조금 더 신경을 쓰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가장 길고 차선이 많은 다리를 만드는 것은 전시행정에 지나지 않습니다. 국민들이 원하는 대교는 아시아 최장, 세계 최장, 국내 최장 대교가 아닌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대교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은 오늘 꼭 장마철 대비 차량 안전점검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한 사람의 부주의가 십수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안타까운 사고가 그냥 하루 뉴스거리로 끝나지 않길 바라며 포스팅을 마칩니다.

※참고로 이번 사고는 위 사진과 같은 가드레일을 관통한 사고는 아니며, 인천대교의 가드레일의 안전성은 금문문교 보다 높다고 합니다.

광안대교나 인천대교의 가드레일이 안전기준 미달이라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안전했으면 좋겠다는 글이라는 점을 알아주셨음 좋겠구요.

금문교를 예로 든 것은 1937년에 완공된 금문교의 철골 구조물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중앙분리대 대신 보행이 가능한 보도를 설치해 차와 사람이 함께해도 안전의 위협을 느끼지 않는 기술과 인간이 공존하는 건축물이 탄생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예로 든 겁니다. 

특히 좌측 사진을 보면 사람들이 다니는 보도가 차들이 다니는 도로보다 더 높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참 이상적이지 않습니까?

무엇보다 제목처럼 이번 사고는 마티즈 운전자와 트럭운전자, 버스 운전자가 절묘하게 만들어낸 인재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나아가 접속부위의 가드레일이 난간부의 가드레일에 비해 부실했다면 그것 역시 사고의 원인이며 인재겠죠. 무고하게 희생된 12인 모두의 명복을 빕니다.  



인천대교 버스추락인천대교 버스추락인천대교 버스추락인천대교 버스추락인천대교 버스추락인천대교 버스추락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