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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2009 뭇남성들을 들뜨게 한 핫이슈, 제주도 누드비치

2009년
2월 제주특별자치도(이하 제주도)가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누드비치라'는 상당히 '핫'한 카드를 들고 나왔다는 기사 기억하시죠? 2009년 초에 나온 핫이슈라서 많은 분들이 잊어버렸을 것 같아서 한해를 마무리하며 '제주도의 누드비치 한방의 핫이슈로 끝나나'라는 내용의 포스팅을 하려고 합니다.

제주도에 국내최초 누드비치가 조성된다는 언론보도에 찬반 여론은 팽팽히 맞섰습니다.

▲제주도 홈페이지에 올라온 항의 글


찬성론자와 반대론자들이 치혈하게 설전을 펼친 것이 무색할 정도로 10개월이 지난 지금 제주도의 누드비치는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참고로 2009년 8월경 장소섭외의 어려움을 이유로 제주도 누드비치 조성은 잠정적으로 중단되었습니다)

사실 제주도의 누드비치는 '해수욕장의 사계절 운영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는 과정에서 나온 의견에 불과했는데, 언론들이 마치 올 여름이면 국내최초 누드비치가 제주도에 조성이라도 될 것 처럼 보도를 하면서 인터넷을 달군 찌라시 핫이슈에 불과합니다. 더욱이 누드비치는 내국인이 출입할 수도 구경할 수도 없는 완벽하게 외부와 차단된 외국인 전용 공간으로, 해외 여행객 유치 활성화를 위해 제시된 의견이었다는 사실! 모르셨죠?

분명 언론들도 외국인 전용 누드비치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핫이슈가 부족한 핫이슈 비성수기 2월에 큰거 하나 터트려 보려고 단서를 싹 잘라 버렸겠죠.

[참고] 국내 최초로 내국인도 입장이 가능한 누드비치 조성을 고려한 지자체는 강원도입니다.
이에 대해 엄청난 비난이 쏟아 졌었는데요. 그래서 대형 포털들은 누드비치 조성에 대한 찬반 여론 조사를 한 바 있습니다. 결과는 아이러니 하게도 다음과 같습니다.



분명 인터넷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반대하는 의견을 쓴 사람들이 월등하게 많았는데 찬반 투표에선 찬성이 과반 이상의 득표를 하며 누드비치에 대해 호의적이었습니다. 그만큼 우리들은 性이라는 단어 자체를 부끄러워 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왜 제가 찌라시 핫이슈를 2009년 관광분야 최고의 핫이슈로 뽑았느냐! 

그건 바로 언젠가는 국내에도 누드비치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요. 제가 가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자연주의자들을 위한 공간이 국내에 없다는 것이 자칫 자연주의자들의 인권을 침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저는 누드비치를 가봤습니다. 옷을 벗고 간 것이 아니라 네델란드 여행 중에 해변을 산책하다가 우연히 누드비치에 진입하게 된거였는데, 이성의 나체를 보고 흥분이 되었다거나 성가치관이 변화했다거나 음란한 사람으로 변했다거나 하는 부정적인 변화가 전혀 없었습니다.

Nude Rugby Match Played At St Kilda Beach Ahead Of All Blacks Test
<누드비치를 자연스럽게 거니는 자연주의자들>

사실 저는 상당히 보수적인 사람이라서 누드비치는 변태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누드비치를 경험해보니 그건 태초의 모습과 가장 가까운 자연스러운 하나의 '문화'였습니다.

▲ 누드비치 관련 기사들


마침 한국에 도착하자 제주도 누드비치 조성이라는 기사를 보게 되었고 '한국도 드디어 폐쇄적이고 부자연스러운 성문화가 자연스럽고 오픈된 성문화로 발전하게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관계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내국인은 출입은 커녕 구경도 할 수 없는 외국인 전용 누드비치더군요.
(아마 외국인 전용 누드비치는 세계 최초일 겁니다)

보수단체 분들은 아마 내국인 출입이 완벽하게 차단된 외국인 전용 누드비치에 대해서는 크게 반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는 외국인 전용 누드비치에 대해서 절대적으로 반대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성은 음지로 몰면 몰수록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청소년들의 누드비치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커져 갈 것이고 성도착증을 가진 환자들은 더욱 왜곡된 성가치관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국내에는 동해, 서해, 남해, 거기에 제주도까지 수많은 해수욕장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변산 비키니 해수욕장처럼 독특한 테마로 관관객을 유치하는 곳도 있고 아무런 특색이 없어 1년 내내 비수기인 해수욕장도 있습니다.

수많은 해수욕장 중에서 단 한 곳만 자연주의자들에게 공간을 내어 주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요?
과연 누드비치가 조성되면 성범죄가 증가하고 국민의 선량한 성풍속의 유지에 방해가 되는 걸까요?

참고로 누드비치가 조성되었다고 해서 성범죄가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물론 누드비치가 조성되었다고 해서 주변의 성범죄가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도 없습니다. 아마도 누드비치와 성범죄 사이에는 어떠한 함수 관계가 존재 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에 누드비치와 성범죄 사이의 함수관계를 연구한 결과가 없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2009년 늦겨울을 뜨겁게 달궜던 제주도의 누드비치!
분명 시간이 지나서 다시 한 번 핫이슈로 떠오를 것입니다.
그때는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누드비치라는 핫이슈를 바라봤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