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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장애인주차구역 불법주차 차량, 신고해도 과태료 부과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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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꽁초 무단 투기를 신고하면 신고 포상금까지 주는데,  
장애인주차구역 불법주차차량, 촬영해서 신고한다면 어떻게 될까?

 

[내용 변경] - 얼마전부터 국민신문고에 신고하면 과태료 부과합니다.

 


여러분은 장애인주차구역에 불법주차된 차량을 발견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냥 지나치는 사람이 대부분이겠지만 장애인주차구역에 주차한 일반 차량을 발견하면 해당 차량의 사진을 촬영해 관할 구청 사회복지과에 신고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해당 차량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 이동주차할 것을 요구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해당 차량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해 이동주차할 것을 요구했지만, 대부분의 얌체운전자들은 “당신이 뭔데 이동주차를 하라 말라야”라며 “신고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얼마전부터 디지털 캠코더를 이용해 불법주차 차량들을 촬영해 관할 구청 사회복지과에 수십건의 신고를 했습니다.




신고한지 보름이 지나 사회복지과에서 답변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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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의 내용은 ‘앞으로’ 그러한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미래지향적인 내용이었습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위반을 목격한 장소의 번지수를 물으며 정확한 주소를 모르면 행정지도를 할 수 없다고 답변하기도 했는데요. 신고당시 정확한 건물명을 몰라서 바로 옆 건물명과 함께 해당 위치를 붉은 점으로 표시한 지도까지 첨부했지만 정확한 번지수를 알려주지 않으면 행정지도조차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담당공무원이 불법주차를 단속할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위반 장소를 파악 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정확한 위치를 알아야 한다는 공무원의 답변에 분통이 터졌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정확한 위치를 알려주더라도 해당 차량에 대해서는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다는데요. 이유는 "현행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에 따르면 장애인주차구역에 불법 주차된 차량의 단속권한은 ‘자신들(관할구청 사회복지과)’에게만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래서 장애인 주차구역에 주차한 차주에게 전화를 해서 차를 이동주차하라고 요구해도 '빼째라 식'으로 나왔나 봅니다.

자신들에게만 단속권한이 있으면 단속을 하러 다녀야 할 것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지자체 사회복지과는 과중한 업무로 단속을 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보건복지가족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0년부터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을 일부 개정하여 단속권한을 교통과에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이 일부 개정된다고 하더라도 일반 불법주차 단속도 버거워하는 교통과가 장애인주차구역 불법주차 단속이라는 특수임무까지 소화해 낼 수 있을까요? 더군다나 아파트 단지 내 장애인주차구역, 건물 지하주차장에 있는 장애인주차구역을 효과적으로 단속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특히 공무원 퇴근 시간 이후에는 단속이 불가능하긴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장애인들의 불편은 해소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말 장애인주차구역 내 불법주차를 근절하고 싶다면 소중한 시민들의 신고를 무시하지 않도록 ‘장애인노인임산부등의편의증진보장에관한법률’을 개정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상, 단속은 '우리의 권리'라고 외치며 정작 '단속은 뒷전'인 공무원들, 그들을 과도하게 신뢰하는 정부 당국, 그런 모습을 보며 한숨 쉬는 시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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