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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살인죄의 공소시효 연장을 주장하는 영화, 백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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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심야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오늘 본 영화는 손예진, 고수 주연의 백야행이었구요. 지난 시사회 때에는 워낙 정신 없이 영화를 봐서 디테일한 부분을 많이 놓쳤는데 마침 유효기간이 며칠 남지 않은 예매권을 투자해 영화를 다시 봤습니다.

11:30(오후)- 25:55(오전)이라고 적힌 영수증이 인상적입니다


백야행을 보기 전에는 마치 손예진의 노출 연기에 기대를 많이 하는데, 지금까지 손예진씨가 보여준 노출 연기 중에선 가장 농도 짓은 화면을 기대해도 좋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손예진씨가 보여준 연기 중에라는 말을 꼭 명심하시구요. 손예진씨의 노출 연기가 없었더라도 충분히 볼만한 가치는 있는 영화입니다.

백야행은 다른 스릴러물과는 달리 범인을 미리 다 보여주고 시작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그런 페널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범행동기, 배우들의 훌륭한 심리연기, 디테일한 부분까지 섬세한 묘사가 필수 요소입니다. 

박봉의 형사로 출연하는 한석규가 14년전인 1995년 출시도 되지 않은 슬림한 폴더형 핸드폰(모토로라 스타택)을 사용하는 부분과 당시엔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면 초당 엄청난 요금이 부과되었는데 어린 아들이 사소한 일로 아빠 핸드폰으로 전화를 거는 부분은 디테일하지 못한 부분이었지만 그 외엔 대부분 디테일을 잘 살렸던 것 같습니다. 

법률적인 부분에서도 약간의 어설픈 부분이 있었지만 넘어갈만 한 수준이었구요. 형사가 범인을 잡기 위해 집착하는 동기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다만 결정적인 증거를 가졌음에도 수사를 중간에 포기했었던 부분은 이해할 수 없었어요. 그리고 고수의 연기가 조금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고수의 살인동기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그 부분을 관객이 자연스럽게 공감하기엔 다소 억지스러운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사진출처 : 영화 '백야행' 스틸컷


반면 손예진은 마치 영화 오펀의 이사벨  퍼만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충분히 사이코 패스적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사진출처 : 영화 '오펀' 스틸컷, '백야행' 스틸컷


하지만 백야행은 손예진과 고수의 기구한 인생사로 인한 사건을 다룬 영화라고 치부하기엔 범행 동기와 수단, 피해 정도 등이 지나쳤습니다. 결국 백야행은 분명  싸이코패스를 다룬 범죄영화로 봐야 하는데, 손예진의 싸이코패스적인 성향을 보고도 계속해서 손예진을 사랑하는 고수, 그게 진정한 사랑일까란 생각이 들었던 영화입니다. 

전체적으로 백야행은 오펀과 한핏줄 영화라는 느낌을 받았고 한석규의 연기가 일품이었던 영화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백야행은 살인죄와 같은 흉악범죄는 공소시효를 없애야 한다는 메세지를 줬던 영화였습니다.

블로거 평점 : 7.4/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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