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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노약자 밀어내고 노약자 엘리베이터 타는 젊은 여성, 할머니는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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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승강장에는 노약자,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을 위해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급한 일이 있을 때에는 노약자가 아니더라도 해당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경우는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당시 노약자 전용 엘리베이터 앞에는 노약자들이 줄을 선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운동화를 신고 있는 젊은 여성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더군요(적색 후드티를 입은 여성은 유아동반). 해당 여성은 배가 나왔다거나 짐이 많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물론 컨디션이 좋지 않았거나 화장실이 급했거나, 기타 개인 사정이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 사진처럼 엘리베이터에 자리가 없어서 노약자가 엘리베이터를 못 타는 상황에서 젊은 여성이 노약자 전용 엘리베이터를 타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나온 아주머니도 할머니들을 위해 순서를 양보했는데 말이죠. 

  

 

심지어 정원 초과로 한 명의 탑승자가 내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음에도 젊은 여성은 끝까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70대로 보이는 할머니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시더군요. 그제야 엘리베이터 문은 닫혔고, 젊은 여성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편하게 개찰구까지 올라갔습니다. 그 모습을 70대 노부부, 유모차 속 어린 아이와 그 엄마, 그리고 제가 지켜보고 있었죠. 엘리베이터에서 쫒겨난 할머니의 표정은 멘붕상태였습니다.

 

사실 위 사진들은 젊은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서울역 공항철도의 엘리베이터 문화를 비판하기 위해 촬영한 사진입니다. 서울과 달리 부산에서는 노약자 엘리베이터 앞에 노약자들만 줄을 서 있는 게 신기해서 셔터를 눌렀는데, 그 순간 젊은 여성이 사진 속에 끼어 들었던 거죠.

 

 

공항철도 서울역 노약자 전용 엘리베이터에는 항상 저렇게 긴 줄이 형성되는데, 이용자 대부분은 다리가 튼튼해 보이는 젊은 젊은 사람들입니다. 서울역이야 기차시간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타려는 젊은 사람들이 많다는 걸 어느정도 감안해줄 수 있지만 공항철도 서울역 노약자 엘리베이터에서 노약자가 젊은 사람들에게 밀려나는 모습은 너무 흔한 풍경이 되어 버렸습니다.

 

분명히 엘리베이터 앞에 노약자 전용 엘리베이터라고 적혀 있지만 사람들은 자기 뒤에 노약자가 있건 말건 앞만 보고 있는 게 문제인 거 같습니다. 앞만 보고 있으면 자기를 보고 있는 뒷 사람의 시선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메트로측은 노약자 엘리베이터 입구에 대형 거울을 설치해 앞 사람과 뒷 사람 모두 눈이 마주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거울 표면에는 "거울에 비친 당신의 모습은 노약자입니까?" 라는 문구를 넣어두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공항철도 서울역 노약자 엘리베이터처럼 노약자보다 젊은 사람이 훨씬 많이 이용하는 곳은, 노약자 줄과 무거운 짐이 있는 젊은 사람 줄을 따로 만들어서 노약자가 우선적으로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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