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재와 생각

솔로가 알면 분노할 극장 마케팅, 그리고 독신세

반응형
오늘은 장성급 솔로들이 대노할 극장의 솔로차별 마케팅을 소개합니다. <환상의 커플>을 뽑는 이 이벤트는 5편의 영화를 본 커플을 환상의 커플로 인정함과 동시에 영화 관람권 3매를 주는 커플우대 마케팅입니다. 이벤트 참여 대상은 커플로 제한됩니다. 여친(또는 남친)의 이름을 적어야 하기 때문에 자존심이 있는 솔로라면 이 행사에 참여할 수 없었을 거에요.

 


환상의 커플을 선발하는 이벤트의 난이도는 어땠을까요? 3개월 동안 5편의 영화를 영화를 보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이정도는 솔로들도 충분히 클리어할 수 있는 수준의 미션일 겁니다.

환상의 커플이 된 후 3매의 영화 관람권 수령했습니다. 한 마디로 커플에게는 추가 30%할인 혜택을 해준 거군요. 내가 만약 솔로라면 참 억울할 거 같습니다.


관람권에는 남녀커플의 이미지가 그려져 있었는데요. 위 관람권은 이번 행사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게 아니라 원래 저런 디자인이랍니다. 커를의 눈으로 볼 때는 몰랐는데, 솔로의 눈으로 관람권의 디자인을 다시 보니 '남녀 커플만 영화보러 가야 한다는 거냐'란 생각이 들 것 같네요. 그것도 사랑하는 이성과 하트를 날리면서?  불편한 진실은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솔로들은 좌석 선택에도 제약이 많았습니다. 커플석은 있는데, 솔로석은 없는 건 차치하고, 솔로는 3열 시트의 중앙 자리에 앉을 수 없고, 용감하게 중앙에 혼자 앉지 않는 한 가장자리에 앉을 수 밖에 없더군요. <솔로는 왜 가장자리를 좋아할까> 궁금했는데, 저런 사정이 있었군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아무리 자리가 텅텅 비어 있어도 습관적으로 사이드석을 선택하게 되는 거 같습니다.



신기하게도 글을 쓰는 사이에 두 명의 솔로(?)가 좌석을 선택했는데요. 한 명은 정 중앙을, 다른 한 명은 사이드를 선택했더군요. 그런데 이 영화는 토요일 아침 8시에 상영되는 조조영화라는.....

주말 아침 8시에 혼자 영화를 보는 저들이 진정한 영화 마니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저런 영화 마니아를 솔로라는 이유만으로 차별해서야 되겠어요? (이 글을 작성한 시간이 토요일 오전 6시였으니, 어쩌면 저 영화는 저 두명만 봤을 지도 모르겠네요)

다음에는 토요일 아침 8시에 혼자 극장을 찾는 진정한 영화 마니아를 위해 <환상의 솔로>를 선발하는 솔로 우대 이벤트가 열리길 희망해 봅니다.

한편 2006년 참여정부시절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솔로들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독신세 도입을 검토한 적이 있는데, 요즘처럼 일과 사귀지 않으면 먹고 살기 힘든 시대에 독신세가 제정된다는 건 말도 안되겠죠. 더군다나 결혼을 한다고 해서 저출산 문제가 해결된다는 보장도 없는데 말이죠.

참고로 18세기 일부 국가(영국, 캐나다 등)에서는 20세 이상 미혼 자녀를 둔 부모에게 과태료 형식의 세금을 부과한 적이 있고, 베르바토프의 나라 불가리아에서는 1998년까지 소득활동을 하는 20세 이상 미혼남녀에게 독신세(소득의 10%)를 부과한 바 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