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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박지성 주장 완장 2005년 이후 두 번째, 이번엔 진짜 캡틴!




박지성이 아약스와의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에서 맨유 입단 후 두 번째로 주장완장을 찼다. 첫 번째 주장 완장 착용이 시트콤이었다면 이번에는 다큐다. 박지성은 지난 2005년 10월 19일 챔피언스리그 릴과의 경기에서 당시 캡틴이었던 긱스가 박지성 선수와 교체 아웃 되면서 건내 준 주장 완장을 박지성 선수가 착용하면서 10분간 맨유에서의 첫 주장 역할을 소화했다.
 

▲ 2005년 10월 19일 릴전에서 주장완장을 찬 박지성


긱스는 당연히 신참 박지성이 고참 선수에게 주장 완장을 넘길 거라고 생각했지만 박지성은 낼름 주장 완장을 자신의 왼팔에 차버린 거다.  시간이 흘러 긱스는 국내 축구 전문지 <포포투> 인터뷰에서 "다른 고참 선수에게 주라고 건네준건데 자기가 차더라. 경기 끝나고 나서 농담으로 몇 마디 했다. 나중에 한국에서 그게 큰 이슈가 되었다고 본인이 얘기해줬다. 재미있었다."라고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었다.

당시 신참 박지성의 맨유 주장 완장 착용 에피소드는 영국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슈였다. 며칠 후 가디언의 한 기자는 박지성의 깜짝 캡틴 사건을 소재로 동서양의 축구 문화의 차이에 대한 기사를 썼다.


기사에 따르면 맨유의 캡틴 긱스는 박지성과 교체되어 경기장을 빠져나오면서 박지성에게 주장완장을 줬는데, 그건 당연히 박지성이 퍼디난드에게 주장 완장을 다시 건내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신참 박지성은 긱스가 자신에게 주장완장을 준거라고 생각했고, 긱스의 예상을 깨고 7분(인저리타임 포함 10분) 동안 맨유의 주장이 되었었다는 거다. 국내팬들로부터 초코파이 무상급식을 받고 있는 퍼디난드는 주장완장을 차고 뛰어 들어오는 박지성을 못마땅하게 쳐다봤다. 

릴전 이후 국내 언론은 박지성이 주장이 됐다며 대서특필했다. 국내 언론들은 박지성이 주장 완장을 찼던 내막이 알려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박지성이 맨유의 주장이 되었다고 소개했고, 국내 팬들도 박지성이 벌써 맨유의 주장 완장을 찰 짬이 된거냐며 놀라워 했었다. 영국 현지 팬들도 박지성이 주장 완장을 찬 것을 두고 말이 많았다. "재밌다"는 반응부터 "정말 주장처럼 행동했다"는 반등 등, 박지성이 캡틴이 된 것을 즐거워 하는 반응이었다.

사실 릴전에서 박지성 선수가 주장 완잔을 찬 것 보다 더 재밌는 사실은 박지성이 릴전에서 7분만 뛰고도 팀내 최고 평점인 8점을 받았다는 거다. 7분 뛴 선수에게 평점 8점을 부여하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다. 정말 미친 존재감을 보여주지 않고서는 7점 이상을 받기 힘들다. 고작 7분 뛰고 팀내 최고 평점인 8점을 받은 박지성은  역시 캡틴감!!

그후로 6년 4개월이라는 세월이 흘렀고, 박지성은 맨유에서 200경기에 출전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박지성은 맨유의 진짜 캡틴이 되었다.  

사진캡처=MBC SPORTS+ 방송화면 ▲ 2012년 2월 24일 주장완장을 차고 맨유 선수 중 가장 먼저 경기장에 입장하는 박지성


 정말 소름이 돋고 감동의 눈물이 맺히는 순간이었다. 박지성 선수가 맨유의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장에 입장하는 순간을 가끔씩 상상은 했지만 그저 상상일 뿐 현실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다. 하지만 박지성 선수는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박지성 선수 이름 옆에 (C)가 적혀 있는 선발 라인업을 보게 될 줄이야. 앞으로는 박지성 선수가 주장 선발 출전하는지, 그냥 선발 출전하는지에 대한 국내 팬들의 관심도 높아질 것 같다. 박지성의 맨유에서의 첫 공식 주장 경기는 비록 1-2 패배로 끝났지만, 국내팬들에게 오늘 경기의 승패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이다.


이제 박지성 선수의 동상이 올드트래포드에 세워지는 상상을 해 본다! 물론 지금은 상상에 불과한 일이다. 하지만 박지성! 그가 누구인가.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한국 축구의 살아있는 전설 아닌가! 맨유 구단 입장에서도 동양에서 온 박지성을 기념하기 위해 East stand reception 부근에 박지성 동상을 세우는 것을 충분히 고려해볼만 하지 않을까?

박지성 선수가 한국의 레전드를 넘어 맨유의 레전드가 되길 바라며 캡틴 팍의 맨유 첫 번째 공식 주장 경기에 대한 짧은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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