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의 2호골은 한 마디로 벤트너보다 침착했기에 가능했다. 벤트너와 지동원 두 선수 모두 오늘 경기에서 조하트 골키퍼와 1:1 찬스를 맞이했다. 벤트너는 다혈질 조하트 골키퍼를 향해 킥을 날렸고, 순둥이 지동원은 침착하게 한 번 접고 빈 골대에 공을 밀어 넣었다.
※ 지동원 결승골 해외반응 : http://kraze.tistory.com/2048
▲ 선더랜드 홈페이지 갤러리에 가면 더 많은 사진을 볼 수 있음
선더랜드는 맨시티전 승리 이후 승리의 감흥을 이어가고 싶어하는 팬들을 위해 홈페이지 갤러리에 18여장의 사진을 올렸다. 그 중에 벤트너의 사진은 조하트 골키퍼와 1:1 상황을 맞이한 순간의 사진 2장 밖에 없다. 2장의 사진 중 한 장이 바로 골키퍼를 향해 발길질 하는 바로 위 사진이다. 반면 지동원을 주인공으로 한 사진은 8장이나 됐고, 모두가 영광의 순간으로 기록될만한 사진이었다.
지동원의 골은 사진이 없었더라고 하더라도 선더랜드 팬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을 장면임에 틀림없다. 선더랜드는 오늘 경기를 시티 드라마라는 제목으로 표현했다. 그만큼 지동원의 결승골이 드라마틱한 골이었다는 말이다. 만약 영화에서 오늘과 같은 극적인 골이 나왔다면, 그 영화는 유치한 영화라는 평가를 받을지도 모른다. 인저리 타임 종료와 동시에 골이 터진다는 게 얼마나 유치한 설정인가.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일이 발생했을 때에는 그 어떤 영화보다 감동적이라는 사실을 지동원의 골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오늘 지동원이 기록한 결승골은 지동원의 2호골이 아닌 선더랜드 최고의 골, 국내팬들에게는 해외파 선수들이 보여준 최고의 골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감동을 받은 것은 마틴 오닐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오닐 감독 부임이후 지동원은 단 한 차례 교체출전의 기회를 얻었을 뿐, 계속해서 벤취를 지켜야했다.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 벤트너가 보여준 실망스러운 플레이와 지동원이 보여준 환상적인 마무리는 감독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해 보인다. 더욱이 스무살 지동원이 첼시전에서도 골을 기록했다는 사실을 마틴 오닐 감독은 잘 알고 있다. 마틴 오닐 감독이 아니라 퍼거슨 감독이 선더랜드 감독이라고 하더라도 "아! 저놈 봐라! 물건인데?"란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마디로 감독에게 <결정적인 한 방을 해줄 것 같은 인상>을 심어준 거다.
사실 오늘 지동원의 플레이는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했다. 후반 막판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패스를 할까 슛을 할까 고민하다 수비에 공을 빼앗기는 장면에서는 "아...."소리가 절로 나왔다. 하지만 공격수에게는 골이라는 면죄부가 있다. 아무리 뻘짓을 했어도 환상적인 결승골을 넣으면 모든 잘못이 용서되고, 팬과 감독의 기억 속에서는 환상적인 골장면만 남게 되는 거다.
물론 오늘 한 경기를 가지고 벤트너와의 포지션 경쟁에서 승리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JI TIME이 조금은 더 빨리 찾아오게 될 것은 확실해 보인다. 무엇보다 입술에 키스를 하는 남성팬이 등장했을 정도로 선더랜드 홈팬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 잡았다는 게 최고의 수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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