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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고대의대생 출교, 혐의부인 성추행의대생 출교 무효소송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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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가 동급생에게 몹쓸짓을 한 성추행 의대생 3명 전원에 대해 출교조취를 내렸다. 출교란 퇴학과 달리 재입학이 허용되지 않으며 그동안의 학적이 모두 삭제되는 처분으로 대학이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징계다.

그럼 이제 정의는 모두 실현된 것일까? 아니다. 이제부터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가해자측 변호인단과의 법정공방이 바로 그것이다. 현재 2명의 가해자는 혐의를 인정했지만 나머지 1명은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민주당 비례대표 최영희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심지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피해자는 평소 사생활이 문란했다·아니다’라는 등의 이상한 설문조사까지 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혐의를 부인하는 1인의 행동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출교처분은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유동적이라는 것이다. 즉 형사처벌이 미약하거나 무혐의로 사건이 마무리될 경우 고려대가 내린 출교 처분이 가혹하다는 이유를 들어 출교처분무효확인의소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으며, 행정소송에서 승소할 경우 성추행 의대생들이 의대에 복귀할 수 있다. 

대학측이  오랜시간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숙고끝에 내린 징계처분인 만큼 사법부의 유죄판결만 내려진다면 출교처분은 뒤집을 수 없지만 반대의 경우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에 앞으로 펼쳐질 법정공방은 출교처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가 볼 때 혐의를 부인하고, 악의적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가해자는 혐의를 인정한 2명 보다 더 큰 처벌을 받아야 할 것 같지만 최악의 경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1명은 무혐의로 풀려나거나 솜방망이 처벌만 받고 사건이 마무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이번 사건을 끝까지 감시해야 할 것이며, 출교 조취로 소홀해질 수 있는 사회적 관심이 지속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다. 

※ 일부에서는 형사재판에서 확정판결이 나오지도 않은 상태에서 출교 조취를 내리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는 처사가 아니냐는 비판을 가하기도 한다. 단순히 무죄추정의 원칙을 형식적으로 이해하고 적용한다면 타당한 주장일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원칙만으로 모든 사회 문제를 해결 할 수 없듯이, 이번 문제도 단순하게 무죄추정의 원칙을 내세워서 "확정 판결 이후 출교 여부를 결정하자"는 의견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만약 무혐의 처분을 받거나, 무죄판결을 받으면 그때가서 출교처분무효확인의소를 제기해 복학을 하면 된다. 이때 성추행 의대생이 받는 법익침해는 경제적인 피해에 불과하다. 반면 확정판결이 나올 때까지 출교처분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유죄 판결이 내려진다면 피해 여학생이 감수해야 하는 법익침해는 경제적 피해가 아닌 아주 기본적인 인권 침해를 받는 것이며, 그 가치는 경제적으로 환산할 수 없다. 또한 성추행 의대생은 현재 졸업을 앞둔 상황이라 출교처분이 내려지지 않을 경우 졸업이 가능하다. 즉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의사가 되는데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으며, 현행 의료법상 의사자격을 박탈할 수도 없다. 한 마디로 법익의 회복가능성을 놓고 보더라도 선출교, 후판결이 타당하다. 이런 점을 고려해볼 때 고대의 출교 처분은 합리적인 조취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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