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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진실이 엄마 '천벌', 증권사 여직원은 고작 '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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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다큐 사랑이 '진실이 엄마'을 방영했다. 안방은 눈물바다가 됐다. 슬픔 뒤에는 '누가, 무슨 이유로 홍숙정 씨의 딸과 아들, 그리고 두 아이의 엄마와 아빠 같았던 삼촌을 빼앗아 갔나'라는 생각에 화도 나고 답답하기도 했을 것이다.

방송을 시청한 네티즌들은 "눈물을 참기 위해 숨을 크게 들여마셨다", "지금도 눈물이 난다"는 시청소감과 함께 10점 만점에 10점을 줬다.

진실이 엄마 정옥숙 씨는 "무슨 죄를 지었기에 '천벌'을 내리는지..."라며 사랑하는 딸과 아들의 죽음을 천벌로 표현했다. 아무 죄도 없이 천벌을 받은 정옥숙 씨와 달리 죽을 죄를 짓고도 잘먹고 잘사는 사이코 패스 같은 사회를 보니 분통이 터질 수 밖에 없었다.


준희는 매일 아침 "제발 (엄마) 딱 한 번만 만나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나 같으면 엄마를 뺏아간 악플러들을 저주하며 하루를 시작할 법도 한데, 착한 준희는 엄마를 한 번만 만나게 해달라고 한다. 또 준희는 저렇게 슬픈 얘기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준희가 눈물을 흘리지 않은 이유는 "준희 사전에서는 울면 안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화가 나는 부분은, 치가 떨릴 정도로 뻔뻔했던 증권사 여직원과 반성 없는 악플러들은 여전히 잘먹고 잘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해당 증권사의 여직원은 단돈 4,000만원의 벌금을 냈을 뿐, 인신이 구속되는 일은 없었다. 1심 법원은 증권사 여직원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을 선고했지만, 2심은 "현재까지도 당시 유포된 쪽지의 최초 작성자가 밝혀지지 않았고 수많은 사람이 이 쪽지의 재전송에 가담해 최진실의 명예훼손과 자살에 대한 책임을 모두 백 씨에게 지울 수 없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결국 최진실을 죽음으로 몰았던 사채설을 최초로 유포한 악마는 찾아내지 못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런데 과연 증권사 여직원은 최초 유포자보다 경한 처벌을 받아야 하는 걸까? 최진실 사채설이 급속도로 퍼진 이유는 증권가에서 퍼진 찌라시였기 때문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형을 받아야 하는 건 백 씨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법원은 최초 유포자 찾기 놀이나 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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