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재와 생각

KTX 시간 단축 미비, 요금은 대폭 인상

반응형


경부고속철도 2단계 구간(동대구-부산)을 개통해 전국이 일일생활권을 넘어 반나절 생활권으로 가까워졌다는 뉴스! 다들 접하셨을 겁니다. 지상파 3사가 G20 개최와 KTX 2단계 구간 개통을 통해 대한민국의 밝은 모습을 보여주느라 합심한 덕분에 KTX를 자주 이용하지 않는 국민들은 밝은 면만 보셨을 건데요. KTX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 입장에선 도대체 뭐가 2단계 구간 개통이며, 도대체 왜 요금을 인상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 9월 27일 18:00 서울 출발 20:46분 부산 도착 KTX 티켓 운임은 47,900원


지난 9월까지만해도 2시간 46분 소요되는 KTX 열차의 평일 운임요금이 47,900원이었는데, 10월부터는 2시간 37분 소요되는 KTX 열차의 평일 운임요금이 51,800원으로 3,900원 인상되었습니다.


시간은 5% 단축시켰으면서 요금은 8% 인상시킨 꼴인데, 주말 요금은 더욱 부담스럽게 인상되어 서민들에겐 빨라진 KTX가 오히려 서울과 부산을 더 멀게만 느껴지게 만든 것 같습니다. 

기존의 서울→부산 운임은 51,800원이었죠. 하지만  KTX 2단계 개통을 이유로 4,300원이나 인상된 55,500원의 운임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럼 정말 기성 언론들이 한결같이 떠들었던 것처럼 서울에서 출발한 KTX는 2시간 18분만에 부산에 도착할까요? 철도공사(이하 '코레일')은 KTX 2단계 구간(동대구~부산) 개통으로 소요시간이 종전 2시간40분에서 2시간18분으로 22분이나 줄었다며 대대적인 홍보전을 폈습니다.


하지만 KTX홈페이지를 통해 2시간 18분만에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KTX열차를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코레일과 언론이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2시간18분에 주파하는 KTX 편수는 주중 37편 가운데 2편, 주말 43편 가운데 2편이 전부였습니다. 나머지 운행편수는 대부분 소요시간이 2시간30분대인 열차로 편성되어 있었음에도 운행요금은 기존 5만1200원에서 4300원 오른 5만5500원으로 책정한거죠.


얼마전 저는 조금이라도 빨리 서울에 도착하기 위해 기존에 발권한 티켓을 취소하고 현장에서 자유석 티켓을 발권해 KTX 열차에 탑승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해당 열차는 무려 16~7분이나 연착을 했죠. 


하지만 코레일 열차 지연 환불 약관을 보면 20분 이상 연착할 경우에 한해 운임의 일부를 돌려주고 있습니다.  위 사진을 보면 20분에서 40분 지연을 할 경우 운임의 12.5%를 반환해주고 40분에서 1시간 지연될 경우 25%를 반환해주고 있습니다. 열차가 지연 될 때는 10분, 15분은 크게 문제삼지 않으려고 하면서 10분, 15분 빨리 도착하는 것에 대해서는 운임을 인상하려는 이중적인 코레일의 요금 정책!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물론 주말 기준 43편의 열차 중에 우회(완행)열차를 제외한 30여편의 열차가 모두 2시간 18분만에 서울↔부산을 주파한다면 4,300원의 요금 인상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분통은 터지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오전에 1편 저녁에 1편 빠른 열차 편성해 놓고 나머지 열차 요금까지 모두 인상시키는 꼴이 마치 고객을 기망하는 것 같아,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써 상당히 불쾌했습니다.

한편 코레일은 정차역수가 늘었고 운행 거리가 길어졌기 때문에 운임도 당연히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라 운임 인상을 취소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이는데요. 그렇다면 2시간 18분 열차 편성률을 주말만이라도 최소한 80% 이상으로 끌어 올려야 하는 건 아닐까요.

언론에서는 11월 1일부터 KTX가 빨라졌다고 하는데, 막상 열차를 타면 그게 그거일 때, 소비자들은 속았다는 생각을 하게 될 거란 사실을 코레일은 명심해야 할 겁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