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재와 생각

귀 잘린 고양이, 사연은?

반응형


흔히들 거리를 방황하는 고양이들을 길고양이라고 부릅니다. 도둑고양이 보다는 좋은 표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길'고양이라는 표현 보다는 '동네' 고양이라는 표현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동네 고양이들 중엔 귀가 잘린 고양이들을 심심찮게 목격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왜 귀가 잘린 걸까요?


고양이의 귀를 자르는 이유는 다름아닌 중성화 수술을 했다는 표시를 하기 위함 입니다. 서울시는 "동네 고양이들이 주택가를 배회하면서 음식물 쓰레기를 헤집어 놓거나, 번식기 때 요란한 울음소리를 내 주민들의 민원이 많다"며 “이에 따라 고양이 중성화 수술 사업을 통해 개체수를 관리하기로 했다”고 하는데요. 이른바 TNR(Trap Neuter Return-잡아서 중성화 한 후 돌려보내는)사업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귀를 위 사진처럼 자르는 건 너무 성의가 없어 보이는 것 같습니다. 고양이의 매력 포인트는 둥근 얼굴에 쫑긋한 삼각형 귀인데 귀를 저런 식으로 자르는 건 자칫 동네 고양이를 더 혐오스럽게 비춰지게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중성화 수술을 받지 않은 동네 고양이를 포획할 때는 트랩을 이용해 포획한 후 중성화 수술이 된 고양이는 다시 풀어주고 수술이 되지 않은 고양이만 선별적으로 중성화를 하고 있는데, 굳이 저렇게 심하게 귀를 자를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일례로 일본의 경우만 하더라도 귀를 일자가 아닌 V자로 살짝만 자르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하고 있는 표식 보다는 덜 잔인해 보입니다. 

일본 고양이 표식 보기 : http://endeva.tistory.com/1160 


통상적으로 고양이의 중성화 수술은 생후 7개월 이후에 시술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동네 고양이들도 7개월이 되기 전엔 귀여운 귀를 쫑긋 세우고 동네를 활보하고 다닙니다. 

  

귀여운 외모 덕분에 외모지상주의 대한민국에서 귀여운 새끼 동네 고양이들은 반려묘들이 즐겨 먹는 고급 사료도 종종 얻어 먹으며 무럭무럭 자라납니다. 

하지만 중성화 수술을 이후 부터는 사람들의 시선이 차가워 집니다. '병든 고양이는 아닐까', '왜 귀가 잘렸지...'

중성화 수술은 동네 고양이와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불가피한 선택임엔 틀림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행정법의 최소 침해의 원칙(비례의 원칙)을  인간에게만 적용하려 하지 말고 동물에게도 적용해, 고양이의 귀를 자때 조금만 더 신경을 썼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볼 수 있도록 추천 버튼을 살짝 눌러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