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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김미화 블랙리스트 발언, 명예훼손인가 내부고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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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의 성향을 좌와 우로 나누는 흑백논리에 의하면 나름 '좌 성향'의 김미화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KBS내부에 출연금지 문건이 존재하고 돌고 있기 때문에 출연이 안된답니다”라고 KBS 연예인 블랙리스트 존재에 대한 의혹을 간접적으로 거론했습니다.

이에 대해 KBS는 김미화를 허위사실을 유포해 KBS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관할 경찰서인 영등포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습니다. 김미화는 또 다시 자신의 트위터에 “좌? 우? 흑(black)? 백(white)? 정말 지치지도 않습니다”라며 “내일? 승소한 좌파논란 입니다만, 또 고등법원에서 재판받습니다. 곧? 영등포경찰서에 불려 간답니다. 대한민국 만세!!!”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KBS가 김미화를 '허위사실을 유포해 KBS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소한 이상 법원은 해당 사실이 허위인지 진실인지 판단하게 됩니다. 즉 KBS에 블랙리스트가 정말 존재하는지 부터 판단을 한 후, 블랙리스트가 존재하지 않으면 허위사실명예훼손죄로 처벌하게 되고, 블랙리스트가 존재하면 단순명예훼손죄로 처벌 하게 됩니다(단 블랙리스트가 존재할 경우, KBS가 공영방송이라는 점에 비춰 볼 때 김미화의 의문 제기성 발언은 위법성이 조각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또한 김미화가 적시한 사실이 진실인 줄 알았으나, 알고보니 그 사실이 허위인 경우라던가, 적시하는 사실이 허위의 사실로 알고 명예훼손행위를 하였으나 그 사실이 진실인 경우에는 모두 단순명예훼손죄의 고의/기수범의 책임을 지게 됩니다(구성요건적 착오에 관한 죄질부합설 참조).


김제동, 윤도현 등이 KBS를 떠나면서 많은 분들이 그들의 하차가 정치적 탄압에 의한 것이 아닌가란 물음표를 던졌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물음표는 국론을 분열시키는 하나의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물음표를 마침표로 고치지 못한 분들은 김미화의 이번 블랙리스트 발언의 근원지가 어디인지, 블랙리스트는 정말 존재하는지에 대해 상당히 궁금해 하실 것 같습니다.

국민통합을 위해서라도 부디 KBS가 소를 취하하지 않길 바라며, 김미화는 약식기소가 될 경우 정식재판을 청구해서 이 문제에 대해 더이상의 의문이 남지 않도록 해주기 바랍니다.

김미화 트위터 전문

저는 코미디언으로27년을 살아왔습니다. 사실 어제 KBS에서 들려온 이야기가 충격적이라 참담한 마음을 금치못하고 있습니다. "김미화는" KBS내부에 출연금지 문건이 존재하고 돌고있기 때문에 출연이 안 된답니다.

제가 많이 실망한 것은 KBS 안에 있는 피디들은 저와 함께 20년 넘게 동고동락했던 사람들이고, 친구들입니다. 확인되지 않은 편향된 이야기를 듣고 윗사람 한마디에, 제가 보기에는 누군가의 과잉충성이라 생각됩니다만, 저와 20년 넘게 생활을 함께 했던, 저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아는 동료들이 저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KBS에 근무하시는 분이 이 글을 보신다면, 처음 그 말이 언론에 나왔을 때 제가 믿지 않았던, 정말 한심하다고 생각했던 "블랙리스트"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하고 돌아다니고 있는 것인지? 밝혀주십시요. 참... 슬픕니다.

 
그런데 트위터 전문을 보면 '블랙리스트가 진짜 존재한다'가 아니라, '존재한다던데 그게 사실인지 궁금하다'는 의문제기형 글이라는 점에서 과연 이러한 사실확인성 질문글도 명예를 훼손시키는 구체적 사실적시행위로 봐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습니다. 

조대현 KBS부사장은 9시 뉴스에서  "목격한 것도 아니고 들었다는 얘기를 그렇게 유포하는 행위애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했는데요. 조대현 부사장님의 말씀도 맞는 말이지만 '개인적'으로 봤느냐 들었느냐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누구에게 들었는지'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즉 김미화가 '''만약''' 
김미화에게 그런 허위 사실을 유포한 자가 KBS의 직원이라면, KBS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김미화가 아닌 KBS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김미화를 고소하기 전에 소문의 출처부터 분명히 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소문의 출처와 사실 여부에 따라 명예훼손사건이 될 수도 있고, 누워서 침 뱉기식 내부고발사건이 될 수도 있는 이번 사건이 앞으로 어떻게 전게될 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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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S에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것도 확실한것이 아닌데 추측으로 자신의 트위터에 그런 글을 올리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생각되네요. KBS가 명예훼손을 주장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김미화씨 정도면 좀더 깊이 생각을 하고 신중하게 대처하실 수 있으셨을텐데요 참 안타깝습니다. 만약 KBS에 그런 문건이 정말로 존재한다면 모를까 김미화씨의 앞날이 걱정도 되네요.

    • 네, hannam님~
      추측의 근원지를 밝히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정말 혼자만의 상상으로 그런 글을 썼다면 명예훼손의 책임을 지는 것 외에도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니까요.

      반면에 윗 글에서 언급한 것 처럼, 만약 KBS직원에게 그런 소리를 듣고 그게 사실이라고 믿은 김미화가 항의성 글을 쓴거라면 김미화를 처벌하는 것 보단 KBS 직원을 처벌해야 할테지요.

      '나'라도 누군가가 "너는 블랙리스트에 올라서 출연 못 시켜"라고 했다면 김미화처럼 행동했을테니까요...

      하지만 그런 사실조차 허위였다면 그건 보통 문제가 아닐 겁니다.

  • 광고로 블로그 도배질하면 다 우수블로거 되는거야

    그런거야

  • 법이문제 2010.07.19 16:4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리나라의 허위사실유포죄와 명예훼손관련법의 문제가 심각하죠.
    미국에서 한 잡지회사가 제리 팔웰 목사와의 가짜 인터뷰로 광고를 실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 목사가 문란하다는 설정의 광고여서 목사가 고소했지만 결국 잡지회사 운영자인 래리 플린트는 무죄 선고를 받았죠.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개인의 표현의 자유를 좀 보장해줬으면 좋겠어요.
    허위사실유포죄 이것도 사실은 자유롭다는 국가들에서 전혀 없는 법조항이죠.
    암튼 우리나라는 말하는 게 두려워요.

    • 미국에도 분명히 개인의 명예는 엄격하게 보호되지만, 한국처럼 잘못된 해석은 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는거겠죠.

      음~ 그럴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만든 글 조차도 명예훼손죄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우리판례의 입장인 상황에선 정말 .... 공익을 위한 제보 외엔 일반 시민과 블로거 등은 입 닫고 있으란 말과 다를 바 없는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