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에 숨어 있는 무서운 이야기
한서희와 강혁민이 SNS를 통해 설전을 벌이고 있다. 아니, 설전을 넘어 법정공방을 벌일 태세다. 실시간 검색어 1~2위 자리도 다투고 있다.
두 사람이 누구인지, 왜 싸웠는지도 모르지만 알아두면 쓸데없는(쓸데없어야 하는) 신기한 법률 이야기가 있다. 집행유예의 실효가 바로 그것이다.
강혁민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서희를 고소했다며 '고소장 인증샷'과 함께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에 한서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다음과 같이 대응했다.
집행유예란 판사가 형을 선고함에 있어서 일정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미루고)하고 그 유예기간을 경과한 때에는 형의 선고는 효력을 잃게 되는 제도를 말한다. 이 경우 만약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자가 그 기간 내에 다시 범죄를 저지르면 유예는 실효(취소)되며 실형을 살아야 한다(형법 제63조).
하지만 집행유예가 실효되려면 집행유예의 선고를 받은 자가 유예기간 중에 '고의'로 범한 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되어야 한다. 고의로 범한 죄, 즉 실수로 범한 과실범이면 안 되고, 금고 이상의 실형, 즉 벌금형 등 금고 미만의 형을 받은 경우에는 집행유예가 실효되지 않는다. 집행유예 기간에는 조심해야 한다더니, 집행유예가 실효되는 건 쉬운 일이 아닌 것 처럼 보인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집행유예 기간 중 범한 범죄에 대해 다시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할까?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라 함은 실형을 선고받은 경우뿐만 아니라 금고 이상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아 확정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해석한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집행유예 판결이 확정된 자가 그 유예기간 내에 다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다. 금고 이상의 실형만 안 받으면 된다고 안심하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재판 도중 집행유예가 실효된 경우에는 집행유예 선고가 가능하지만, 집행유예 기간이 많이 남아 있다면 해당 사항이 없다(이런 이유에서 집행유예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 피소된 피의자는 집행유예 기간이 끝날 때까지 공판을 끌기도 한다).
집행유예선고의 효력이 상실되면 유예된 형은 집행해야 한다. 즉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피의자가 집행유예 기간 중에 고의로 저지른 범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 받아, 형이 확정되면 확정된 실형 외에, 기존에 유예 받았던 징역 3년이라는 실형도 살아야 한다는 것. 한서희의 말을 빌리자면 빵에 가는 거다. 그래서 집행유예 기간에는 조심 또 조심! 조심해야 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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