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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7번방의 선물, 이 영화가 동화인 이유? 옥의 티 너무 많아

 

<7번방의 선물>의 줄거리는 위와 같이 소개되어 있다. 「최악의 흉악범들이 모인 교도소」라는 표현을 보면 7번방은 기결수들이 생활하는 방이다. 그런데 영화를 보면 주인공 용구는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미결수다. 미결수는 무죄 추정의 원칙 및 형행법에 따라 기결수와는 다른 대우를 받는다. 또 구분수용의 예외 사유가 없는 한 미결수는 기결수와 구분수용된다. 범죄를 저질렀다는 게 확실하지도 않은데 흉악범들과 같은 방을 사용하게 한다면 국민의 기본권은 심각하게 침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용구가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후 항소를 하지 않았다면 교도소로 이감되는 게 맞지만 용구는 2심 공판을 기다리고 있었으니 항소방으로 갔어야 한다. 

 

영화의 배경인 1997년 당시 형행법 

  

제2조 (구분수용) ① 교도소에는 만20세 이상의 수형자를 수용한다.

②소년교도소에는 만20세 미만의 수형자를 수용한다.

③구치소에는 미결수용자를 수용한다.

④교도소·소년교도소·구치소의 명칭·위치·조직 및 정원에 관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전문개정 1995·1·5]

 

제3조 (구분수용의 예외) ① 미결수용자를 수용하기 위하여 교도소 또는 소년교도소안에 미결수용실을 둘 수 있다.

②구치소에 취사 기타 작업에 필요한 수형자를 수용할 수 있다.

③교도소·소년교도소 또는 구치소의 장(이하 "소장"이라 한다)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제2조의 규정에 따라 다른 교도소 또는 소년교도소로 이송하여야 할 수형자를 6월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기간동안 계속하여 수용할 수 있다.

④제3항의 경우에는 수형자와 미결수용자, 성년과 소년을 분리수용한다.

 

※ 전라북도에는 구치소가 없어 미결수들이 교도소에서 생활하기도 했다.

 

그럼 7번방은 미결수들이 모인 항소방인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7번방 식구들이 노역장에서 축구공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사형선고를 받고 항소 후 2심을 기다리는 용구까지 항소 준비는 하지 않고 노역에 동원되었다. 더군다나 사형수는 형이 확정되어도 노역장에서 일을 시키지 않는데, 용구는 왜 노역장에 간 걸까? 장

 

▲ 노역장에서 축구공을 포장하고 있는 미결수 용구

 

징역형이 확정된 기결수, 즉 수형자들은 형벌적 차원에서 노역에 투입되지만 죄가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는 노역장에서 일을 하지 않고 재판을 준비한다. 자기방어권을 보장해줘야 야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아직 유죄인지 무죄인지 밝혀지지 않은 국민에게 형벌을 부과훌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재벌 및 정치인들은 이러한 미결수의 권리를 악용해서 변호사에게 접견 신청을 하게 한 후 하루종일 접견실에서 쉬다가 독방으로 돌아가곤 한다.

 

 

수의 얘기를 좀 더 하자면, 영화에서 용규는 청남색 수의를 입고 신고식을 한다. 1995년까지는 미결수도 기결수처럼 청남색 수의를 입었지만 1995년 법무부가 미결수 처우 개선을 위해 기결수는 푸른색, 미결수는 황토색(주황색) 수의를 입도록 했다. 따라서 1997년 구속되어 재판을 받은 용구에게 푸른색 수의를 입히면 안 된다.

 

요즘은 수의 디자인이 위 사진처럼 더욱 다양해졌다. 그럼 다른 영화에서는 기결수와 미결수의 의복을 잘 구분했을까? 대부분 그렇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강동원은 기결수 수의를 입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뿐만 아니라 영화 <집행자>에서도 사형수는 강동원이 입었던 수의와 같은 푸른색의 수의를 입고 있다. 그런데 용구는 사형집행일까지 계속 주황색 수의만 입고 있었다. 기결수로 나온 7번방 식구들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이들은 흉악범도 아니다. 건달에게는 노란색 또는 주황색 명찰을 달아 주고 마약사범은 푸른색 명찰을 달아 준다. 흰색 명찰은 평범한 수형자들이 달고 다니는 명찰인데, 7번방 사람들은 모두 흰색 명찰을 달고 있었다. 박상면 패거리도 흰색 명찰이다.

 

 

<7번방의 선물>은 이런 거 따지면서 볼 영화는 결코 아니다. 사회에 물음표를 던지는 영화가 아니라 <7번방의 기적>이라고 제목을 붙였어도 어울릴 만큼 동화에 가까운 영화이기 때문이다. 주황색 수의도 어쩌면 따뜻한 이미지를 위해 차가운 푸른색 대신 만들어 낸 동화적 요소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부분들 외에도 항소를 했으면서 항소를 기각당하려고 애쓰는 국선변호사, 국민참여 모의재판에서 최종 배심원 평결을 듣지도 않고 판사가 혼자 판결을 내리는 모습 등 동화적 요소를 넣지 않아도 되는 부분까지 동화적 요소를 너무 많이 넣었기에 동화스러움을 넘어 억지스러움이 느껴졌다.

 

그래도 관객들이 동시에 웃는 웃음 포인트와 우는 울음 포인트가 많았던 영화인 만큼, 추운 겨울 따뜻하고 유쾌하게 즐기기에 좋은 영화인 거 같다.

 

 

영화 사진출처 : <7번방의 선물>, <우행시>, <집행자>, <하모니>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