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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안정환 인종차별? 안정환이 잘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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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이 박치기 유발자 마테라치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한다. 안정환에 따르면 “(마테라치가) 문을 뻥 차고 들어와 마늘냄새가 난다고 대놓고 말했다. 처음에는 못 알아들었는데 통역이 당황하더라. (그 탓에) 한동안 한식은 안 먹고 스파게티와 치즈만 먹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은 유럽에서 안정환과 유사한 경험을 한 번 정도는 다들 한다. 유럽 사람들은 마늘 냄새를 싫어해도 너무 싫어하기 때문이다. 얼마나 마늘을 싫어하면 한낱 미물인 마늘로 드라큐라를 무찌를 수 있다고 믿겠나? 심지어 그들은 냄새 나는 마늘을 먹지 않으려고 마늘의 성분이 들어 있는 약을 복용할 정도다. 아래 사진 속 영양제가 마늘 대신 독일 사람들이 먹는 <마늘약>이다. 마늘약은 아무리 먹어도 마늘 특유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찌게를 끓일 때 넣어봤는데 마늘의 맛은 나지 않았다.

 

 

그렇다고 유럽 사람들이 마늘을 전혀 먹지 않는 것은 아니다. 쉬는 날에는 마늘이 들어간 음식을 즐기기도 한다. 하지만 출근하는 날에는 마늘을 먹는 행위가 직장 동료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늘을 먹지 않는다. 만약 그들이 마늘이 들어간 음식, 대표적으로 마늘 바게뜨와 파스타를 먹게 된다면 양치와 가글은 필수고 껌은 옵션이다. 마늘을 먹고 뒷처리를 완벽하게 하지 않은 사람은 굉장히 매너가 없는 사람처럼 여겨진다. 그게 한국사람이건 미국사람이건 불문하고.

 

 

나도 그들이 마늘 냄새를 얼마나 싫어하는지 모를 때에는 김치찌게를 먹은 후 동네 마트에 간 적이 있다. 아기 띠를 고르고 있는 나에게 미소를 지으며 다가온 여직원은 순간적으로 코를 막더니 뒤로 물러섰다. 이 정도 반응은 애교로 넘길 일이다. 독일에서는 마늘 향을 풍기고 다니는 동양인에게 "계속해서 마늘 냄새를 풍기고 다닌다면 해고될 수 있다"는 통보를 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또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는 마늘 냄새를 풍기고 다니던 한국계 청년이 실제로 해고를 당하기도 했다. 당시 해고를 당한 한국계 청년은 주 소청심사위원회에 "마늘 냄새가 해고사유가 될 수는 없다"며 해고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 적도 있다.

 

 

유럽 사람들이 만약 위 사진을 본다면 "조작"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마늘을 사랑하는 대한민국에서나 매드포갈릭의 마늘 스테이크가 맛있어 보이지 드라큐라 백작만큼이나 마늘을 싫어하는 그들에게 마늘은 음식이 아닌 공포의 대상일 수도 있다. 

 

저런 미친(mad) 마늘 음식이 탄생할 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은 마늘을 좋아하고, 대부분의 음식에 마늘이 들어간다. 안정환도 마테라치에게 인종차별(인종차별이라기 보다는 문화갈등)을 당하기 전까지 유럽사람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마늘을 흡입했을 거다. 그리고 그 참을 수 없는 스멜은 마테라치만 느낀 것은 아닐테다. 그렇게 보면 마테라치의 돌직구가 오히려 안정환을 더 큰 위기에서 구해준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마늘 냄새 풍기는 대한민국 사람들만 스멜의 축은 아니다. 유럽 사람들 몸에서는 노린내가 난다. 고기와 노란 치즈를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지 향수를 뿌리지 않은 외국인의 몸에서는 엄청난 채취가 풍겨져 나온다. 더군다나 서양인은 동양인보다 액취증 발병률이 높다. 액취증이 심한 서양인이 향수는커녕 데오도란트도 하지 않고 다닌다면 분노가 폭발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그 분노가 인종차별은 아닐꺼다.

 

마늘 이야기가 나와서 <안정환이 잘못했네>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지만 텃새 심한 아뻬닌 반도인들에게 말 못할 차별 대우를 많이 받긴 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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