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주고 국내 브랜드의 화장품을 사면 바보가 되는 세상이다. 미샤, 아리따움, 이니스프리, 네이처리퍼블릭 등 국내 중견 화장품 회사들의 '화장품 반값행사'가 릴레이라도 하듯 끊김없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명한 소비자라면 당연히 노세일 기간에 화장품을 사지 않을 거다. 그러다보니 연중 세일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변이다. 하지만 화장품 세일기간과 노세일기간의 매출은 최대 6배까지 차이가 난다고 하니 노세일 기간의 매출저하는 앓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실제로 네이쳐데이, 미샤데이, 이니스프리 멤버십데이 등 세일 기간에는 줄을 서서 계산을 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세일 기간에는 소비자들의 손도 커진다. 평소에 하나만 구입할 것도 세일 기간에는 2~3개를 구입하는 게 일반적이다.
결국 세일 기간에 화장품을 구입한 소비자는 현명한 소비자가 아니라 화장품 업체의 상술에 넘어간 순진한 소비자였던 거다. 하루가 멀다하고 반값할인을 하는 걸 보면 화장품의 가격에 거품이 많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파격할인이라는 문구에 현혹되어 과소비를 하게 되고 그 이익은 고스란히 화장품 업체로 들어가게 되는 게 아닐까?
정말 화장품 업체들이 치킨런 게임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소비자를 현혹해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인지 소비자는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업체들이 치킨런 게임을 하는 동안 소비자가 득을 본다면 지금 당장은 좋은 일이겠지만 업체들이 할인행사를 통한 가격 경쟁에만 몰입할 경우 매출 확대에만 매달리게 되어 품질 저하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견 기업들의 할인 경쟁은 신생기업들에겐 넘사벽과도 같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에 화장품 업체들의 전쟁을 마냥 기분 좋게 바라봐서는 안 될 것 같다.
언젠가는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홍보 문구가 사실이 될지도 모른다. 가격 경쟁을 통해 살아남은 기업들은 자신들의 출혈을 회복하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헌혈할 것을 요구하곤 했기 때문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세일을 할 거면 "차라리 가격을 낮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저가 화장품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해 세일 기간에만 저가 화장품이 되었다. 2013년에는 서민들의 친구, 저가 화장품이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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