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재와 생각

유치원이 혐오시설인 이유, 매미보다 시끄러워

반응형

이사가기 전에 주변에 유치원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게 좋을 거 같다. 유치원 옆에 살기 전에는 유치원이 혐오시설이라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살다보니 유치원 소음 때문에 여름에도 창문을 열어 둘 수가 없다. 매미소리보다 시끄러운 게 유치원 소음이라고 하면 소음이 얼마나 심한지 상상할 수 있을 거다.

 

 

▲ 아파트 베란다에서 녹취한 유치원 소음

 

 

유치원에 항의를 해도 소용이 없다. 자신들은 교육기관이라서 야외활동 중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육기관이라고 소음을 발생시켜서는 안 된다. 더욱이 낮기온이 30도가 넘는 날 유치원생들을 옥상으로 올려보내 야외활동을 시켜 아파트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동은 삼가야지 않을까?

 

 

유치원 소음 때문에 지역 주민들과 유치원 사업자가 갈등하는 일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10년 동안 소음 피해를 입은 사람들도 있고 어떤 이들은 자살충동까지 느꼈다고 한다.  고층 아파트를 건설할 수 있는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도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노유자시설의 설립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파트와 유치원이 붙어 있는 경우를 흔히 목격할 수 있다. 

 

실제로 소음을 발생시키고 있는 유치원과 아파트 사이의 거리를 지도 서비스를 이용해 측정해봤더니 14m에 불과했다. 14m 떨어진 곳에서 비명을 지르니 아파트 입주민들은 소음공해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거다. 유치원이 혐오시설인 이유는 이처럼 생활 공간에 아무런 제한 없이 들어설 수 있기 때문일 거다. 아파트와 유치원 사이의 거리를 줄자로 측즉한 한 네티즌의 글을 보니 아파트와 유치원 사이의 직선 거리가 고작 5m였다고 한다. 관련법규 정비가 없는 한 유치원은 혐오시설이 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결국 아파트 옆에 유치원이 있다면 가장 시끄러운 이웃을 곁에 두고 살아야 한다는 말과 다를 바 없다. 요즘처럼 무더운 날은 옥상에서 물놀이를 시킨다. 아이들은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이사 가기 전에 주변에 유친원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심각하게 이사계획을 재검토하길 바란다. 5인 이상의 단체 민원을 제기하거나 소음을 측정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법 등이 있기는 하지만, 10년 동안 유치원 소음으로 고통받아온 사람들이 있는 것만 봐도 가능하다면 웬만한 혐오시설 뺨치는 유치원과 밀접한 아파트는 피하는 게 좋을 거 같다. 물론 주변 시세보다 매매가가 30% 이상 저렴하거나 낮 시간에 집에서 생활하는 가족이 한 명도 없다면 가장 시끄러운 이웃 옆으로 이사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유치원은 피하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