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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지구종말 없으면 종말론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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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1일이 지구의 마지막 날이라고 믿는 단체가 이슈다. 이 단체의 창시자 해롤드 캠핑에 따르면 "내일 전세계에 최악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5개월에 걸쳐 서서히 인류가 멸망하는데, 믿음을 가진 2억명은 지구멸망의 공포를 경험하지 않고 평온하게 하늘로 올라간다"고 한다.
 


해롤드 캠핑의 말처럼 정말 내일이 지구종말이 시작하는 날이 될까? 전재산을 탕진한 신도들은 지옥보다 더 지옥같은 인생이 펼쳐질테니 지구종말과 다를 바 없는 날이 될 것이다.

그럼 해롤드 캠핑은 신도들에게 뭐라고 거짓말을 할까? 해럴드 캠핑은 17년 전인 1994년 9월 6일이 지구종말의 날이라며 공언했지만 아무런 사건사고가 발생하지 않자 "날짜를 잘못 계산했다"고 해 망신을 당한 바 있기 때문에 '실수' 타령은 더이상 못할 것이다. 대신 해롤드 캠핑은 "여러분의 믿음이 인류를 구했습니다"라며 신도들을 다시 한 번 속일 것이고, 신도들은 "우리의 믿음이 전세계를 구했다"라며 바보처럼 기뻐할 것이다.

그런데 이 단체의 수장인 해럴드 캠핑의 나이가 변수가 될 수도 있다. 해럴드 캠핑의 나이는 89세로 진짜 지구종말을 맞이하기엔 너무 나이가 많다. 따라서 5월21일은 해럴드 캠핑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정한 날일 수 있다. 즉 혼자 죽는 것이 싫어서 신도들을 모집해 동반자살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1987년 8월 29일 용인시 남사면에 있는 주식회사 오대양의 공예품 공장 식당 천장에서 오대양 대표 박순자와 가족, 종업원 등 신도 32명이 손이 묶이거나 목에 끈이 감긴 채 시체로 발견된 오대양 종말론 신도 집단자살 사건은 대한민국 전역을 충격에 빠지게 했다.

또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해럴드 캠핑이 테러를 사주할 수 있다는 것인데, 유명한 종말론 단체인 옴진리교 교주 아사하라 쇼코가 신도들을 사주해 1995년 4월  도쿄 지하철역에 독가스 테러를 일으킨 바 있다.

한국에도 해럴드 캠핑의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그를 절대진리라며 추종하고 있는 불쌍한 사람들이 다수 있다고 한다. 어떤 종교도 지구 최후의 날을 알져준 '신'은 없다. 이 말은 신 조차도 지구의 마지막 날을 알 수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일 수도 있고, 인간이 과학이나 수학을 동원해 지구의 마지막 날을 맞출 수는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따라서 지구에게 시한부 생명을 선고하는 것은, 지구가 아닌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하는 어리석은 짓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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