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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독일 운하 가봤더니 '악취 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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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강 둔치에 가보면 한강이 황색으로 변한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강이 흙탕물이 된 원인을 두고 '4대강 공사로 이포보 제방 무너졌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과연 대한민국에 운하가 건설되면 우리 강의 모습은 어떻게 변할까요? 이명박 대통령과 그 일당들의 주장에 의하면 로봇 물고기가 수질을 감시하고 벌크 화물(bulk cargo)을 운반하는 벌크선의 프로펠러가 수질을 정화시켜 줄 것이라고 하는데 과연 그럴지 의문입니다.

사실 저는 현정부가 꿈꾸고 있는 4대강 사업과 대운하 정책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제가 운하를 반대하는 이유는 독일과 네덜란드 등 운하가 발달한 유럽 일대에서 더러운 운하를 워낙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위 사진은 독일의 관광 명소 코블렌츠 주변의 운하입니다. 석탄처럼 보이는 벌크 화물을 실은 벌크선이 지나고 있었는데 강의 빛깔은 석탄보다 검은 색이었습니다.


한강의 수질이 저렇게 된다면, 과연 수도권의 식수는 어디서 구해야할지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참고로 독일은 물값(상수도세)이 엄청나게 비쌉니다. 맥주가 물보다 싸다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이 아니죠.


위 사진은 물가(物價)가 높기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을 관통하는 운하입니다. 독일 운하와 달리 관광용 선박의 운항이 잦은 곳이니 진성호 의원이 주장한 프로펠러 수질 개선효과를 기대해도 좋은 곳인데요. 기대와 달리 악취가 코를 찔렀습니다.


악취를 여러분께 전달해드릴 수는 없지만 위 사진을 통해 운하라는 것이 얼마나 더러운 것인지는 충분히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위 사진은 구자철 선수의 소속팀이 있는 볼프스부르크의 운하입니다. 이곳의 수질은 어떨까요? 바로 옆에 폭스바겐 공장이 있으니 이곳의 수질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폭스바겐에서는 위 사진처럼 공장에서 사용한 물이 강으로 흘러나가기 전에 엄격한 정화과정을 거치고 그것을 시민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서 공장에서 나온 폐수가 강을 오염시킬 일은 없겠지만 강의 물을 식수로는 사용할 수 없을 것이란 것 같았습니다.

EU의 물관리 기본지침의 목표를 보니 "유럽에 있는 모든 강, 호수, 바다를 '자연에 최대한 근접한, 생태적으로 건강한 상태'로 되돌려야 하며, 2015년까지 목표를 실행하지 않은 나라에게는 막대한 벌칙금을 부과한다" 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미래사회에서 물이 가지는 위치가 지금보다 훨씬 중요해질 것이란 말이라고 해석할 수 있으며, 동시에 강을 가장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인공이 아닌 자연 그대로 두는 것임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실제로 독일 등에서는 인공 구조물을 제거하는 적업이 이뤄지고 있지요.

▲ 독일 운하의 아버지 빌헬름 1세는 1887년 6월 운하 공사를 시작했다.


운하강국 유럽의 이러한 움직임을 보면 대운하와 강을 인위적으로 관리하는 4대강 정비사업을 해야 하는 것인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도 쉽게 알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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