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 후 시신을 토막 내는 범죄의 잔혹성 때문에 장기밀매, 원한(복수), 치정 등 다양한 추측을 불러일으켰던 서울대공원 토막살인 사건. 하지만 사실상 가해자인 용의자를 잡고 보니 장기밀매도, 치정도, 원한도 아닌 우발적 살해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50대 남성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토막 내 서울대공원 인근 청계산 등산로에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변모(34)씨는 피해자와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밝혀졌기 때문.
변씨는 시신을 머리와 몸, 다리 등으로 토막 내 검은색 비닐봉지 등에 감싸 등산로에 유기했다. 사체유기 수법이 워낙 잔인해 끔찍한 범죄에 연루되어 살해당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어처구나 없게도 범행동기는 노래방 도우미 문제로 일어난 다툼 때문이었다.
사진: 영화 '중독 노래방' 스틸컷
변씨와 피해자 A씨는 각각 노래방 직원과 손님으로 만난 사이로, 도우미 문제로 싸운 것으로 전해졌다. 노래방 도우미가 범행동기가 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어떤 게 있을까?
제22조(노래연습장업자의 준수사항 등)
②누구든지 영리를 목적으로 노래연습장에서 손님과 함께 술을 마시거나 노래 또는 춤으로 손님의 유흥을 돋우는 접객행위를 하거나 타인에게 그 행위를 알선하여서는 아니 된다.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노래방 도우미는 불법이다. 그런데 처벌대상은 노래방 업주와 도우미로 제한하고 있다. 그래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다툼은, 도우미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 후 술값과 도우미 이용요금을 깍아달라고 하면서부터 시작한다.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을 알고 있다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을 함으로써 목적을 달성하거나, 혹은 폭력 및 협박 사건으로 번지게 된다.
물론 이번 사건이 그러한 과정에서 발생했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업주와 도우미만 처벌하도록 한 법은 손을 봐야 하지 않을까? 손을 본다는 것은 업주, 도우미, 구매자를 모두 처벌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아무도 처벌하지 않는 것, 즉 비범죄화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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