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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스마트폰 공동구매 제품 받아보니 불량품, 공동구매 싼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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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공동구매카페를 뒤지는 건 인터넷 좀 한다는 Y세대 이상들 에겐 필수 과정이다. 페어프라이스 도입 이후 스마트폰 가격이 상향 표준화하면서 공동구매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이번에는 스마트폰을 공동구매카페를 통해 구입해봤다.

제품은 이틀만에 도착했다. 그런데 제품이 배송되는 기간 동안 기존 휴대전화는 사용할 수 없었다. 공동구매의 경우 선개통 후배송을 나름의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삼일까지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제품에 문제가 없다면 위와 같은 불편만 경험하면 된다. 하지만 제품에 불량이 있을 경우에는 문제가 복잡해진다. 지금부터 나의 경험담이다.

개통 이틀만에 프라다3.0(LG-SU540)을 수령하고 기존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화번호, 메모장, 각종 사진 등을 프라다3.0에 옮겼다. 필요한 앱도 모두 설치하고 홈화면도 예쁘게 꾸몄다. 프라다3.0을 최적화하는데 이틀이 걸렸다.

그런데 제품을 받은지 이틀만에 불량이 발견됐다. 제품을 자동으로 초기화 되어 버리는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일반 휴대전화에 비해 훨씬 많은 데이터가 저장되어 있는 스마트폰이 초기화되는 건 심각한 오류다.

판매자에게 연락을 해보려 했지만 공동구매 카페에 적혀 있던 판매자의 연락처는 공구가 완료되었다는 이유로 지워진 상태였다. 택배 박스에 붙어 있는 판매자의 휴대전화 번호 역시 연결이 되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찾아 낸 판매자측의 070 전화 역시 연결이 되지 않았다.


다음날 상암동에서 3.9km 떨어진 LG서비스 센터를 방문하기 위해 점심을 포기하고 외출을 했다. 서비스센터 직원은 제품 점검 결과 문제가 있으니 대리점에서 교품을 받으라고 했다. "인터넷에서 공동구매를 했는데 판매자가 전화를 받지 않는다"고하자 센터 직원은 통신사 114를 통해 개통대리점 전화번호를 알려줬다. 센터 직원은 친절하게도 직접 대리점에 전화를 해 제품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시켜주기까지 했다.

 


LG서비스센터 직원은 "예전에는 교품증이라는 것이 있었는데, 요즘은 교품증 대신 접수증을 발급해준다"며 접수증을 끊어줬다. 센터 직원은 접수증을 건내며 "대리점에서 새제품을 발송해주면, 새제품을 받은 후 불량제품을 대리점으로 보내면 된다"고 했다. 혹시 교품과정에 문제가 발생하면 전화를 하라며 명함도 줬다.

하지만 대리점의 주장은 달랐다. 대리점 직원은 "불량 제품을 택배로 보내면 제품을 확인한 후 새제품을 택배로 보내주겠다"고 했다. 이어서 "그렇게 하면 4일 동안 전화를 사용하지 못하는데 괜찮겠냐"고 했다. 요즘같은 세상에 4일 동안 전화 없이 생활하는 게 쉬운 일인가? 센터에서는 새상품을 수령한 후에 불량제품을 반납하라고 했는데 왜 불량제품을 먼저 보내라고 하냐고 항의했더니 대리점 직원은 "그건 센터생각이고, 우리는 센터와는 전혀 상관 없다"고 했다. 새제품을 받으면 바로 불량제품을 보내주겠다고 했더니 "먼저 새제품을 받고 싶다면 보증금 50만원을 입금하라"고 했다.

양보의 양보 끝에 퀵이라는 방법을 선택하게 됐다. 대리점 직원의 말에 의하면 자기들과 거래하는 퀵회사가 있는데, 대리점(부천 심곡동)에서 서울 상암동 KBS미디어센터까지 퀵비가 3만원이니까, 2만원은 자신들이 부담하고 1만원만 나보고 부담하라는 것이었다. 이제부터 대리점 직원은 폰팔이라고 부르겠다.

 


부천 심곡동에서 상암동 미디어센터까지 컴퓨터를 배달해도 왕복 퀵비는 23,000원이면 떡을 치고도 남는데, 3만원이라고 하는 게 폰팔이의 한계란 생각이 들었다. 단골이라면 저 가격보다는 저럼할테니 결국 퀵비도 소비자한테 다 부담시키려고 했던 거다.

LG서비스센터 직원의 명함에 적혀 있는 번호로 전화를 해 위와 같은 사실을 얘기했더니, "그렇게 하지 말라"며 자신이 직접  대리점에 전화를 하겠다고 했다. 대리점과 전화통화를 한 서비스센터 직원은 기분이 상한 것 같았다. "고객이 기분좋게 퀵비 부담하겠다고 했는데 센터 직원이 왜 간섭이냐"며 화를 냈다고 한다. 역시 폰팔이다.

결국 번거롭지만 개통철회를 하기로 결정했다. 개통철회 및 재개통도 쉬운 일이 아니다. 예상대로 폰팔이는 불량제품을 택배로 수령한 후 개통철회를 해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하면 이틀 동안 일할 계산되는 기본료와 부가서시비스료의 일부를 폰팔이가 먹을 수 있으니 소비자 등쳐먹는 게 특기인 폰팔이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일 거다. 그런데 기존 휴대전화를 재개통하려면 1)폰팔이가 불량제품을 수령하고, 2)개통철회를 해야만 3)기존 통신사로 복귀(재개통)가 가능하다. 기본료 나가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또 이틀동안 휴대전화가 끊기게 생겼다.


더군다나 재개통을 하려면 개통철회 후 본인이 LG유플러스(기존 통신사)의 지점을 방문해야 한다. 그런데 회사 주변에 점심시간을 이용해 다녀올만한 LG유플러스 대리점이 없어서 또 다시 점심을 포기하고 외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어떻게 상암동처럼 큰 동네에 영업점이 없는 걸까? 참고로 재개통과 같은 업무는 일반 핸드폰 판매점이 아닌 통신사 영업점을 이용해야 한다.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공동구매에 참여할 계획이라면, 절대 공동구매 카페나 커뮤니티를 신뢰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싶다. 이상의 불만사항을 공동구매 카페에 지속적으로 제기했으나 공동구매 카페 운영자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다. 카페 운영자는 담당자 전화번호라면서 쪽지를 보냈다고 댓글을 다는 게 전부였다. 그러나 그 담당자라는 사람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한 마디로 대리점의 공동구매를 도울 뿐, 공동구매 카페가 회원들을 위해서 하는 일은 하나도 없다. 그들 역시 폰팔이에 불과하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공동구매로 구입한 스마트폰이 불량품이면 교환받으면 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교환이란 게 말처럼 단단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무튼 공동구매를 통해 스마트폰을 구입해보니, MBC불만제로 제작진은 스마트폰 공동구매를 다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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