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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화이트 크리스마스, 행복한 솔로가 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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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추세라면 이번 크리스마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린 건 2000년 이후 벌써 다섯 번째다. 그렇다면 오랜만에 찾아온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솔로들에게는 재앙이이 되고! 커플들에게는 축복이 될 수 있을까.

기상청은 중부지방에 적게는 1cm, 많게는 3cm까지 눈이 쌓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서해와 제주도는 최대 5cm의 적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눈이 1~2cm만 쌓여준다면 커플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겠지만 적설량 3cm 이상의 폭설이 내린다면 한파 속에 도로가 얼어 붙어, 보행이 불편해 예민해진 커플들이 싸우게 되는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자신이 더 초라하게 느껴질 것 같다. 쿨하게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건 말건 자신만의 계획을 세워서 실행한다면 게 훨씬 행복한 하루를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크리스마스만 외로운 사람은 행복한 사람. 나눔으로 뜨거워져 볼까?


크리스마스만 외로운 사람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우리 주변에는 365일이 외롭고 힘든 삶은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노숙인 등 조금만 눈길을 돌려도 외롭고 힘든 사람들은 넘쳐난다.


▲ 서울 주요역 출구 앞에서는 노숙인 자립금 마련을 위한 착한 잡지 빅이슈를 판매하고 있다.



그들을 보고 힘를 얻으란 말은 아니다. 커플들이 대중음식점, 숙박업소, 레저시설에서 크리스마스 이브 바가지를 쓰는 동안, 솔로들은 구세군 모금함이나 후원계좌로 하루 데이트 비용을 기부한다면 혼자 있어서 외롭지 않고, 햇반을 먹어도 위장이 따뜻해짐을 느낄 것이다.




얼마전 서울의 한 역사 패밀리 레스토랑 앞에서 차가운 바닥에 누워 체력을 보충하는 60대 후반의 노숙인을 본 적이 있다. 옷도 다른 노숙인들에 비해 얇은 편이었고, 건강도 나빠보였다. 나는 평소 내 모습과 어울리지 않게 저런 모습을 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사회약자를 위해 평생을 헌신한 부모님의 유전자를 본의 아니게 물려받은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내가 가지고 있던 보온 튜브에 뜨거운 물을 담아서 조심스럽게 건내줬다. 예전에 폐지를 수거하시는 할아버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폐지 속에 만원짜리 지폐를 넣었는데, 다음 날 할아버지께서 학교로 다시 찾아와 "폐지에 돈이 들어 있더라구요. 주인을 찾아주세요"라며 다시 돌려 받은 적이 있어서 이런 일을 할 때에는 굉장히 조심스럽다. 이날은 다행히 노숙인분에게 나의 마음이 통했는지, "고맙다"며 받으셨다.



위 사진이 바로 보온 튜브인데, 뜨거운 물 2리터 정도를 담아서 옷 속에 넣어두면 영하의 추위도 이겨낼 수 있는 친환경 난방기구이다. 보온 튜브는 온돌 문화가 없는 북유럽사람들의 필수 난방 아이템인데, 한국에 들어오면서 트렁크 가득 구입해왔었다. 참고로 요즘은 한국에서도 구입이 가능한데, 독일 시내 슈퍼의 가격보다 2배 정도 비쌌다. 아무튼 나의 베스트 난방 아이템 중 하나인 보온 튜브를 노숙인에게 전달했더니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개인적으로 박원순 시장님이 지구대(파출소) 주변에 온돌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한 기사를 보고, <보온 튜브 보급 사업도 함께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가의 경우 1만원 대에서도 구입이 가능하고, 서울시가 직수입한다면 단가를 만원 이하로도 낮출 수 있을 것 같다. 뜨거운 물이야 심야온수를 활용하면 될테니, 노숙인의 겨울나기에 굉장한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 블로거 추천 기부 시설

네이버 콩 기부 추천 아동복지시설 : http://happylog.naver.com/sebit/rdona/RdonaProgressList.nhn


그외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기부를 하는 것도 크리스마스를 보람있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이다. 언론의 보도를 보니 대학생들의 크리스마스 데이트 비용이 50만원을 육박한다고 한다. 그 비용 중에는 모텔비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일부의 이야기겠지만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잠은 집에서 자고 모텔비의 일부를 어려운 이웃과 나눈다면 더 많은 사람이 따뜻한 크리스마스 밤을 보낼 수 있을 거다.


애인보다 좋은 취미 만들어 보는 건 어때?


소개팅에서 취미가 뭐냐는 질문에 답하는 게 곤욕이었다면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를 이용해 취미 생활의 세계로 빠져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가장 추천할 아이템은 DSLR, 카메라다.


카메라를 추천하는 이유는 사진촬영릏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을 보는 눈을 하나 더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악기처럼 배우는데 돈이 들거나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고, 이성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도 많이 생기기 때문에 카메라는 솔로들에게 굉장히 추천할만한 전자제품이다. 


엄마 아빠도 크리스마스에는 선물 받고 싶어 한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노인들도 동심의 세계에 빠진다. 크리스마스는 결코 젊은 사람들만 즐겁고 설레이는 날이 아니다. 커플이 되면 부모님과 크리스마스 데이트를 즐길 수 없다. 그렇다면 솔로란 크리스마스 때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보낼 수 있는 여유와 권리를 가진 특권층이라고 정의내려도 될 것이다.

 나 역시 사춘기 이후로 30대 중반이 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크리스마스를 부모님과 보낸 적이 없다. 크리스마스는 이성친구, 적어도 동급생들과 보내는 것이 당연한 줄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인 눈치볼 필요가 없는 솔로라면 이번 기회에 부모님과 따뜻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건 어떨까! 물론 결혼 정년기를 넘겼는데도 계속 솔로인 사람이라면 "못난 놈..."이란 소리를 들을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겠지만...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고 휴식의 시간을 가진다고 솔로가 비참해지거나 커플에 비해 뒤쳐지는 건 결코 아니다. 다만 커플이 되면 솔로일 때보다 하기 힘들어지는 좋은 일을 해보는 건 어떨까란 생각에 이런 제안을 해봤다.

아무튼!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후원금 영수증 끊는 형식적 후원, 봉사시간 인증 받는 형식적 봉사 말고, 작지만 직접적이고 진실된 나눔을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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