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취재와 생각

예비군 훈련 강원도에서 받으라고? 향토 예비군이 왜?

반응형


향토
(사전적 의미 : 자기가 태어나서 자란 땅) 예비군이 왜 복무지로 가나?

국방부가 내년 1월부터 경기도, 강원도, 서울 거주자에 한해 예비군 훈련을 현역시절 복무했던 부대에서 받도록 향토 예비군 훈련 제도를 변경했다. 국방부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강원도에 있는 부대는 강원지역 거주 예비군을 우선 지정하고, 만약 부족할 경우 인접지역인 경기북부 또는 서울북부 거주자들을 지정할 수도 있다>고한다. 따라서 속초 거주자가 향토 예비군 훈련을 받기 위해 인천으로 가야하는 사태가 발생할 일은 없겠지만, 서울 거주자가 향토 예비군 훈련을 받기 위해 강원도 속초까지 가야하는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 도대체 현행 '주소지 중심 동원지정제도'를 '현역 복무부대 동원지정제도'로 변경해서 얻는 실익이 뭘까? 국방부 관계자는 "현역시절 복무했던 부대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게 되면 해당 부대의 작전계획과 작전 지형, 무기체계 등에 익숙해 별도의 교육을 받을 필요가 없어 즉각적으로 현역수준의 전투력 발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너지 절약하라더니, 300km 이동하라고?

세부적인 계획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300km이상이면 숙박비까지 지급할 계획이라고 하는 걸 보면 300km 이상 떨어진 예비역을 훈련에 동원할 생각인 것 같다. 과연 300km를 이동한 후 예비군 훈련을 받으면 훈련효과가 얼마나 향상될 것인지 의문이다. 뿐만아니라 에너지 소모도 엄청나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과거에는 예비군을 즉각 소집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아 유사시 예비군을 정해진 시간 내에 입소시키는 것이 중요했다"면서 "지금은 교통수단이 발달해 지난 30여년 간 유지해온 동원지정제도를 변경했다"고 한다. 교통수단이 발달한 만큼 현대전의 양상도 달라졌다. 인민군이 내려오는 시간도 그만큼 빨라졌다는 말이다. 즉 아무리 교통수단이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전시에는 20km이상 이동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러면서 국방부 관계자는 "거리가 25㎞ 미만은 시외버스 운임단가에 따라 3천원의 교통비를 줄 것"이라고 "300㎞ 이상이면 숙박비까지 지급할 계획이지만 아직은 세부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래서 향토 예비군 아니겠는가? 자기가 속한 지역을 지킨다고 해서 향토 예비군인데, '향토'는 쏙 빼먹고 교통수단의 발달과 익숙함만을 내세워 예비군을 운영하려는 국방부의 상식 이하의 발상에 뭐라 할 말이 없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