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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대형마트 분유통으로 본 서글픈 현실

 


오늘 대형 마트에서 분유 한 통을 샀습니다. 결혼도 하지 않은 총각이 분유를 사려니 괜시리 주변에 눈치가 보이더군요. 그런데 저를 더 당황하게 만든 건 분유통에 붙어있는 도난방지 태그였습니다.  

 


도난방지 태그는 도난의 우려가 있는 고가의 상품이나 절도가 용이한 의류에 붙어 있는 게 보통인데, 영아들이 먹는 분유통에 붙어 있는 것이 의아했습니다. 그런데 분유 가격을 보니 영아들이 먹는 분유통에 도난방지 태그를 부착해둔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분유 한 통 가격이 31,700원

하지만 마트에는 분유보다 비싸고 훔치기도 쉬운 상품들이 많지만 도난방지 태그가 부착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그럼 왜 유독 분유에 도난방지 태그를 부착해둔 걸까요. 아마도 경제가 어렵다보니 분유를 훔치는 현대판 장발장이 많기 때문에 분유통에 도난방지 태그를 부탁해둔 거 같습니다.

 


아마 미혼남녀들 중에 분유 값이 얼마인지 몰랐던 분들이 대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껏해야 2만원 정도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분유 한 통 가격이 3만원을 넘는 다는 사실을 알고나니, 분유를 훔치다 적발된 저들의 심정을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분유 한 통을 사면 100일 미만의 영아들의 경우 보름 정도 먹는다고 합니다. 그럼 한 달에 6만 5천원 정도의 여윳돈만 있다면 현대판 장발장의 등장은 막을 수 있을 텐데, 우리 주변에 그정도의 여윳돈도 없는 절대빈곤층이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이 주말 저녁을 서글프게 만들었습니다.

무상급식의 첫 대상은 바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첫 발을 내딛은 영아들이 아닐까요? 절대 빈곤층(기초생활 수급자)이 자녀를 출산할 경우 부모의 경제적 빈곤으로 인해 배앓이를 하는 일이 없도록 월 2통의 분유를 지급하는 등의 복지제도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수급자 자녀들에게 매달 분유 2통 제공할만한 제정도 없으면서 차별 없는 초등 무상급식을 논하는 복지포퓰리즘이란 비판을 면하기 힘들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