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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강철 보이콧, 이해는 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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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도전 레슬링편에서 벌칙맨으로 출연했던 윤강철씨가 무한도전 출연을 보이콧해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습니다. 윤강철이 무한도전 출연을 거부한 이유는 '무한도전이 프로레슬링을 우롱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 김태호 무한도전 PD는 '방송을 보면 알 거다', '프로레슬링을 우롱하지 않았다는 것은 이날 경기를 본 4000명의 증인이 있다'며 항변했습니다.


그런데 해당 방송이 나가자 신한국프로레슬링협회에서 벌칙맨으로 출연한 윤강철에 대해 징계회의를 가져 '프로레슬링 위상 실추 조장'을 이유로 타이틀 박탈 여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개인적으로 밥샙과 이왕표의 경기에 크게 실망했던 터라, 과연 윤강철의 행동이 타이틀까지 박탈 당할 만큼 프로레슬링의 위상을 실추시켰는가란 의문이 듭니다.

한편 윤강철은 “프로레슬링 홍보를 위해 열과 성을 다해 도움을 줬는데 ‘무한도전’은 프로레슬링을 너무 가볍게 다뤘다”고 불만을 토로했다고 하는데, 프로레슬링을 가볍게 다룰 수 밖에 없는 현실을 탓하는 게 우선이 아닐까요. 

프로레슬링이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미국 사람들이 프로레슬링을 즐길 수 있는 이유는 놀라운 기술을 보여주기 위해 레슬러들의 피와 땀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국의 프로레슬링 스타의 비참한 노후를 다룬 영화, '더 레슬러'는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사실을 알면서도 그 속에 한 남자의 진솔한 스토리가 담겨 있었기 때문에 진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던 거겠죠.



사실 이번 무한도전의 프로레슬링편은 '미국 프로레슬링에 비해 초라해 보이는 플레이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훈련을 통해 연마한 기술들이며, 일반인들이 그러한 기술을 선보이려면 피땀을 흘려가며 수련해야 한다는 걸 보여줬다'데 의미를 둬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무한 도전은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도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프로레슬링이란 걸 너무나도 잘 보여준 게 아닐까요? 

프로레슬링 단체들이 이번 무한도전의 레슬링편에 불쾌감을 표출하는 이유는 우리가 보기엔 우스꽝스러운 '서커스'지만 그들은 목숨을 걸고 피땀을 흘리며 해오고 있는 '스포츠'기 때문일 것입니다. 무한도전을 통해 시청자들이  "와... 저정도로 힘든 과정이 필요한 스포츠구나"라고 생각했지만, 정작 그들이 보기엔 여전히 "우리가 쇼나 하는 집단으로 묘사됐네"라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불만을 표출할 수 있겠죠. 하지만 지금과 같은 반응은 오히려 무한도전이라는 예능프로그램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한 것은 아닌라간 비판을 불러 올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프로레슬링 단체들은 시청자들이 어떠한 평가를 하는지 지켜보는 게 우선일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레슬링편을 보면서, "미국의 프로레슬링보다 시각적인 효과는 부족하지만 미국의 화려한 레슬링이나 국내의 레슬링이나 그들이 흘리는 땀과 열정은 똑 같구나"란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 뿐만 아마 많은 시청자들이 프로 레슬링을 서커스가 아닌 훌륭한 스포츠라고 재평가 했을 겁니다.   

'표현'의 차이가 있었겠지만 시청자들이 느꼈던 '느낌'은 기존의 비인기 스포츠 종목편을 봤을 때와 다를 바 없으니 레슬링 단체들도 흥분을 가라앉히는 게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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