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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장애아는 죽여도 되는 더러운 세상

 


서울북부지법 제11형사부는 선천성 눈꺼풀 처짐, 안면신경마비의 장애를 가진 영아를 살해한 엄마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

[판결문]

장애를 지닌 딸을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하는데도 오히려 생명을 빼앗았지만 자수했고 남편 등 가족이 처벌을 원치 않고 있다. 이씨가 피해자의 장애를 비관해 범행한 점과 본인의 죄를 뉘우치고 깊이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해 집행을 유예한다

그야말로 장애인을 차별한 판결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거창하게 헌법 10조를 들먹일 필요도 없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에 따르면, 제1조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의 목적을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은 사람의 권익을 효과적으로 구제함으로써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해당 판사는 장애를 비관해 범행한 점을 양형의 기준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장애인차별금지및권리구제등에관한법률'의 입법 취지를 전면 부인하는 판결을 했고 그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각장애 아동들▲ 삼청동에서 열린 명란 콘서트에서 즐겁게 소리를 즐기고 있는 아이들



법은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볼 때, 가장 약자라고 볼 수 있는 '장애를 가진 영아'를 살해한 파렴치한 부모를 선처한다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약 기소자인 검찰이 항소 또는 상고하지 않고 피고만 항소 또는 상고하게 되는 경우, 불이익 변경 금지의 원칙에 의해 1차 법원에서 판결된 형량보다 많은 형량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검찰은 강력하게 항의하고 즉시 항소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장애인을 살해한 경우 집행유예판결을 내린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창원지법 통영지원은 2003년 11월 지적장애 1급 장애아인 손녀 10살 손녀에게 극약을 먹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5년을 구형받은 79살 이모 할머니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는데, 재판부는 그동안 살아온 인생 자체가 형벌 이상의 고통이었음을 참작해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해 장애인 손녀를 둔 것이 형벌 이상의 고통이라는 엄청난 판결문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런 판결문이 나와도 우리 사회에서는 큰 이슈가 되지 못한다는 겁니다. 오히려 '장애인은 죽어 마땅한 존재구나'라는 생각만 심어줄 뿐 아무런 이슈도 되지 못하고 잊혀져 버리겠죠. 왜? 나에겐 장애가 없고, 내 자식에게도 장애가 없기 때문에..........

검찰 항소 포기 : http://kraze.tistory.com/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