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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소셜쇼핑] 만원의 행복? 길고양이와 여름보양식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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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는 소서를 앞두고 몸보신을 하기 위해 삼계탕집을 가려다가 오래전 소셜쇼핑을 통해 구입한 '닭한마리' 이용권이 생각나서 신촌으로 발길을 돌렸다. 

 

신촌 현대백화점 반대편에 이런 느낌의 골목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 신촌과는 정말 다른 느낌의 동네였는데, 알고보니 이곳은 행정구역상 노고산동이었다. 좁은 골목길에 형성된 상권은 90년대 피맛골을 떠올리게 했다.


식당의 이름은 닭&쌈이 아니라 전원식당이었다. 그런데 옆에는 또 닭&쌈이란 상호도 함께 적혀 있어서 도대체 어느게 진짜 이름인지 헤깔리는 곳이었다.


식당의 분위기는 위와 같았다. 굉장히 터프한 분위기라고 해야할까. TV 채널은 야구로 고정되어 있었고 금연식당도 아니었다. 남자들이 닭볶음탕 하나 시켜놓고 줄담배를 피우며 소주를 즐기기엔 좋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나처럼 담배연기를 싫어하는 비흡연자들에게는 권해주고 싶지 않은 식당이다.


아무튼 나는 다음 소셜쇼핑을 통해 구입한 티켓을 이용해 '닭한마리'를 만원에서 백원이 부족한 9,900원에 즐길 수 있었다. 2~3인이 즐길 수 있는 닭한마리를 만원도 안되는 돈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기본찬은 도토리묵, 오이무침, 부추, 물김치로 조출했다.  


닭과 반찬 재료는 모두 국산만 고집한다는데, 그 맛은 어땠을까?


닭한마리로 유명한 '진옥화 할매 닭한마리'와는 조금 다른 스타일의 요리였다.

 

겨자소스로 맛을 낸 매콤한 소스에 살코기와 부츠를 찍어 먹었더니 나름 먹을만 했지만, 내가 고삭부리인데다가 워낙 양이 많아서 닭을 많이 남길 수 밖에 없었다. 

다 먹지도 못한 곳을 왜 블로그에 소개할까? 남은 음식을 담아가기 위해 위생팩을 달라고 하자, 직원분께서 "맛이 없었냐"고 물었다. "입맛에 맞지 않았다"라고 대답하자  직원분께서는 남긴 음식을 직접 맛보는 놀라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직원분의 말에 따르면 다른 손님들은 목 부위 빼곤 남기지 않고 해치운다고 한다. 내 입맛에 맞지 않으면 가급적 후기를 올리지 않는데, 손님이 먹던 음식까지 맛보는 모습 때문에 '다른 사람 입맛에는 정말 맛있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곳의 리뷰를 올리게 되었다.

 

남은 고기는 위 사진처럼 살과 껍질을 발라내서 도기백에 담아갔다.


그리고 결제는 다음 소셜쇼핑으로 구매한 SNS티켓으로 했다.


도기백에 담아간 닭고기는 올 봄에 새끼를 낳은 길고양이 가족에게 나눠줬다. 어미 고양이가 청소년 고양이일 때부터 밥을 챙겨줬더니, 저 곳을 지나면 나의 발자국 소리만 듣고도 바람처럼 달려오는 사근사근한 녀석이다. 한동안 보이지 않더니 얼마전부터는 새끼 세 마리를 데리고 나타나서 사료값이 만만치 않게 들어가고 있었는데, 남은 닭고기로 녀석의 가족과 만원의 행복을 즐길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새끼 고양이들이 닭고기를 어찌나 맛있게 먹던지...... 닭고기가 금새 거덜나고 말았다.


급기야 손에 들고 있던 닭고기를 담아온 위생팩을 뺏어가더니 '정말 다 먹은 게 맞는지' 확인까지 했다.

 


정말 닭고기가 더이상 없다는 것을 확인한 어미 고양이는 부은 젖을 드러낸 자세로 "덕분에 우리 아기들 여름 보양식 잘 즐겼어"라며 눈인사를 했다. 


만원으로 이 보다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 9,900원으로 구입한 '닭한마리' 덕분에 길고양이 형제들도 오늘은 궁도련님 부럽지 않은 여름 밤을 보낼 수 있었다.

다음 소셜쇼핑이 소비자에게 할인을 통한 기쁨 이상의 또다른 행복을 전해주길 바라며 닭&쌈 리뷰 '길고양이와 함께한 만원의 행복'을 마친다. 

▲ 이 곳의 반값 티켓을 원하면 앵콜!


위치 : 현대백화점 정문에서 바라보면 보이는 골목을 따라 직진하면 나옴(캐논 골목 아님)
주차 : 불가
시식 메뉴 : 닭한마리
블로거 맛점 : 3.5/5.0
고양이 맛점 : 5.0/5.0
특이사항 : 포장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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