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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강남에 살아야 하는 이유

 

남에 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학군이 좋아서? 다양한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어서? 아닙니다. 강남에 살아야 하는 이유는 아동성범죄가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경기해바라기아동센터의 자료를 보니 2009년 피해 사례 가운데 무려 91%인 188건이 서울과 경기ㆍ인천 지역처럼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지역에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중에서 강남이 차지하는 비율은 확연히 낮았습니다. 즉 인구밀도가 높고 소득이 적은 지역일 수록 아동성범죄 발생율이 높다는 건데요. 그럼 왜 강남은 아동성범죄 발생율이 낮은걸까요.

혹시 강남경찰서의 생활안전계의 맹활약 때문일까요?

지난 3년간 전체 아동 성폭력범죄 발생율이 73.2% 증가했음에 반해 강남의 아동 성범죄 발생율은 감소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잘 사는 동네일수록 CCTV와 같은 감시 장비가 많음은 물론이고, 경찰이라는 공적 방범 시스템 외에 민간 경비업체라는 사적 방범 시스템이 2중 구조로 아동들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단편적인 분석을 할 수 있습니다.

2001년 10만명에 못미치던 사설 경비원의 수는 2004년 20만명 수준으로 2배이상 급증했고, 그 후로도 12~14만명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또한 민간 경비업체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들 민간 경비업체가 강남지역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은 치안과 안전에도 양극화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와 함께 어떤 지역에 우범자가 많이 살고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마치 이 말은 강남에는 고귀한 사람만 살고 그 외 지역에는 우범자들이 득실 거린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만, 김길태, 정성현을 비롯한 희대의 아동성범죄자들이 한결같이 극빈층이 사는 지역에 살았다는 것은 정부의 치안정책이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지를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아동 성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이번 아동 성범자와의 전쟁의 핵심은 지금까지 생활안전국에 있던 아동성폭행 업무 소관을 수사 전담부서인 수사국으로 이관하여 현재 성폭행 사건을 맡고 있는 '원스톱 기동수사대'를 재정비해 광역수사대 아래 두기로 했다는 건데요. 이러한 변화는 아동 성범죄자를 지금보다 더 빨리 검거할 수는 있겠지만 아동 성범죄를 예방하는데 얼마나 효과를 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강남의 성범죄가 확연히 낮은 이유는 민간 방범 업체의 밀집과 우범자가 상대적으로 덜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에 착안해 절대적으로 방범 시스템이 열악하고 아동 성범죄자가 많이 살고 있는 절대빈곤층 밀집 거주지에 경찰력을 집중 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아동 성범죄 예방책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적한 통의동을 열심히 지키고 있는 경찰들



이들 지역에 180도 촬영이 가능한 방범 CCTV를 설치하고 여의도와 광화문은 물론 젊음의 거리 홍대에서도 열심히 불신검문을 하고 있는 경찰들을 우범지역에 집중 배치한다면 굳이 아동 성범죄와의 전쟁까지 선포할 이유가 있을까요? 

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자를 검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방을 통해 피해자를 발생시키지 않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웰빙 형사정책이겠죠. 하지만 예방을 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경찰 입장에서도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기 위해선 예방 못지 않게 검거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을 것 같군요. 하지만 예방의 효과는 단시간 내에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 효과는 더욱 크게 보인다는 점을 잊지 않길 바라며, 대한민국의 방범 시스템이 모두 강남처럼 되는 그날까지 필요한 곳에서 열심히 뛰는 경찰이 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