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시골 마을 제담에서 만난 호텔 레스토랑 루임지흐트(Hotel Restaurant Ruimzicht)는 맛집인지 호텔인지 구분하기 애매한 복합공간이다. 마지막 출장지인 엠므리히(emmerich)에 호텔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국경 넘어 네덜란드 시골 마을 호텔을 선택했던 건데, 의외의 맛과 멋이 있는 호텔이었다.
제담(Zeddam)은 네덜란드와 독일 국경에 있는 작은 시골 마을이다. 우리도 이곳에 도착해서야 알았지만 한적한 시골 마을을 즐기기 위해 네덜란드는 물론이고 인근 독일 도시에서도 찾아오는 휴양지였다.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는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풍차인 그래펠리제케 코렌몰렌(Grafelijke Korenmolen)을 보기 위해서라고. 물론 우리는 그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왔다. 그런데도 신기하게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풍차인 Grafelijke Korenmolen를 보게 됐으니 참으로 운이 좋았던 것 같다(풍차 사진은 뒤에서 보여주겠다).
사진 속 호텔처럼 보이지 않는 건물이 호텔이다.
조금 더 가까이에서 봐도 호텔처럼 보이지 않지만 호텔이다. 체크인하기 전부터 기분이 좋았다. 입구까지 차를 세워 짐을 옮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독일에 머무는 동안 이런 호사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참고로 독일을 비롯한 유럽 도심에 있는 호텔 대부분 하루 1~2만 원에 달하는 비싼 주차료를 내야 한다. 그렇다고 주차장이 좋은 것도 아니다. 도심에서 가까운 호텔은 주차장이 호텔과 떨어져 있기도 하다.
그런데 이곳은 주차장이 호텔보다 훨씬 컸다.
기아자동차 모닝(Picanto)도 있고
아토스도 있고... 마치 우리나라 호텔 주차장에 온 기분이었다.
호텔 로비는 이런 분위기다.
일본 시골마을 호텔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객실은 작은 편이었지만 아주 깔끔했다. 침대에서 머리카락을 발견하지 못했으니 청결하다고 해도 되겠지? 아무튼 싱글 침대 두 개는 붙여서 사용할 수 있었고, 매트리스의 쿠션감도 적당(중간 정도)했다. 난방도 잘 됐다.
화장실 입구에 책상이 있어 업무를 할 수 있어 좋았다. 아니, 업무를 하는 게 좋지는 않았지만, 노트북을 올려 두고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좋았다.
이 호텔 특징이라고 해야 하나, 모든 객실의 화장실이 객실 크기에 비해 넓었다.
그리고 창을 열어두고 샤워를 해도 주변에 건물이 없어 상쾌한 시골 공기를 느끼며 아침을 맞이할 수 있었다. 이런 거 참 좋다.
욕실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이다.
현대적 건물이 없는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체크인을 하고 동네를 둘러봤다.
동물원도 아닌데 사슴을 키우는 곳도 있고
뭔가 유명할 것 같은 우물부터
제법 규모가 큰 교회도 있었다.
교회를 지나자...
큰 풍차가 보였다.
네덜란드 풍차마을의 작은 풍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큰 풍차였다.
알고 보니 이 풍차가 바로 네덜란드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그래펠리제케 코렌몰렌(Grafelijke Korenmolen)였다. 그래펠리제케 코렌몰렌은 전탑 제분소, 즉 방앗간인데 사람들은 이 풍차가 1441년 이전에 지어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네덜란드에서 존재하는 가장 오래된 풍차인 셈이다. 이런 행운이....
아무튼, 다시 호텔로 돌아가 저녁을 먹기로 했다. 체크인할 때 프런트 직원이 "저녁을 먹겠냐"고 물었는데, 아니라고 했더니 '아니, 여기서 저녁을 안 먹겠다고? 정말이야?'라는 듯한 표정을 짓길래 저녁을 먹기로 했다.
레스토랑은 이 호텔에서 가장 많은 직원이 상주하면서 관리하는
그야말로 코어 스페이스였다.
탭비어부터 직접 제조한 맥주까지 맥주 종류도 다양했고
후식까지 제공하는 이곳은
알고보니.... 유명 맛집이었다.
호텔보다 레스토랑이 훨씬 유명한 곳;;;
또 행운이다.
감자튀김만 봐도 이곳의 내공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심지어 감자튀김 소스까지....
예사롭지 않은 곳.
나는 등갈비를 주문했는데
1만원 정도 하는 등갈비의 양이 이렇게 무지막지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니, 이걸 혼자 다 먹으라고?
스프의 맛은 지금도 생각난다.
식전빵과 치즈는 또 어떻고.....
마지막으로
하이네켄의 고장에서 맛보는 하이네켄 생맥주의 맛은
감동;;;;
저 메뉴판을 다시 펼쳐보고 싶을 만큼, 만족도가 높았다.
이번 출장 기간 동안 갔던 식당들 중에 최고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맛도 훌륭했지만, 가격이 너무 저렴했다)
아, 그리고 독일에서 빌린 차라서 국경을 넘으면 GPS 기록이 남아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는 글이 있어서 걱정했었는데, 추가 요금은 발생하지 않았다. 렌터카 회사에 문의했을 때도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고 했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추가 요금을 내라는 고지서는 날아오지 않았다. 다만 사고 발생 시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다고 하니, 혹시 렌터카를 이용해 이곳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렌터카 계약 시 독일 이외 네덜란드도 방문한다고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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