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이 김연아를 고발했다. 고발이유는 <학생이 교수를 고소해, 교수의 명예를 훼손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구성요건해당성을 충족시키지 못해 각하될 가능성이 100%에 가깝다.
명예훼손죄는 모욕죄 및 사자(死者) 명예훼손죄와 달리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는 아니다. 따라서 황상민 교수의 신고 없이도 검사는 공소를 제기할 수 있으며, 이번 사건처럼 제3자가 고발장을 접수하여 수사를 촉구할 수도 있다.
이런 황당한 고발장이 접수되더라도 검사는 구성요건해당성을 따져야 한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고발이라면 각하를 하게되고, 설령 요건을 충족했더라도 범죄에 대해 수사를 마친 후 불기소처분을 함으로 수사종결처분을 할 수 있다. 이처럼 피소를 당했다고 해서 공소제기처분이 내려지는 건 아니다.
구성요건을 다 따져볼 필요도 없이 김연아 피소 사건은 해프닝으로 끝날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집단 명예훼손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집단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최소한 교사, 서울사람, 정치가 등 '집단명칭' 내지 '집합명칭'을 사용하여 명예를 훼손했을 때 논의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국민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고소권을 제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막가파식 남소는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는 만큼 검사의 무고죄 기소율을 높여 남소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일반인의 상식으로 봐도 형사범죄가 성립하지 않는 건에 대해서는 반드시 댓가를 치르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언론의 불필요한 보도도 꼬집고 싶다. 검사의 공소제기가능성은 커녕 수사 개시 가능성도 없는 상황에서 굳이 기사화 하는 것은 40대 여성의 남소보다 더 나쁜 기사 남발에 불과하다. 정말 이번 해프닝과 관련한 기사가 쓰고 싶었다면 40대 여성을 직접 만나서 사진을 촬영하고, 고소를 하게 된 동기와 배경을 소개한 후, 남소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사로 쓰는 게 기자의 기본 자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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