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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박주영 기자회견 핵심, 병무청도 이민의사 없음을 알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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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논란 본질은 입영여부가 아닌 이민여부!


병무청의 입영연기를 허가신청을 받아들인 근거 규정은 <영주권제도가 없는 국가에서 무기한 체류자격 또는 5년 이상 장기체류자격을 얻어 그 국가에서 1년 이상 거주한 사람은 37세까지 국외여행기간연장허가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병역의무자 국외여행업무처리규정 제26조다. 병역의무자 국외여행업무처리규정 제26조는 국외여행기간연장허가를 규정하고 있는 병역법시행령 제146조를 구체화한 업무처리규정이다.

 

이에 대해 동아일보는 <국내취업 등 병무청장이 고시하는 영리활동을 하는 경우 국외여행허가 또는 여행기간 연장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병역법시행령 제147조의2 제1호 마 규정을 들어 박주영이 대표팀에 승선해 격려금을 받을 경우 국외여행허가 또는 여행기간 연장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병무청도 "박주영이 앞으로 체재국의 장기체류 자격이 상실되거나, 국내에서 1년의 기간 중 통틀어 6개월 이상 체류 또는 취업 등 영리활동을 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병역법시행령에 따라 국외여행허가를 취소하고 병역의무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병역법시행령 제146조 2항을 살펴보면. 제146조 2항은 <병무청장은 국외여행기간 연장허가 신청서를 받은 경우에는 국외체재 목적을 고려하여 병역의무부과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되는 범위에서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병역의무부과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되는 범위에서 허가할 수 있다"는 부분에서 국외여행기간 연장 허가가 기속행위가 아닌 재량행위임을 알 수 있다. 즉 국외여행기간 연장신청서를 제출하면 무조건 허가를 해줘야 하는 기속행위가 아니라 담당 공무원이 국외체재 목적, 공평한 병역의무 부담 등 종합판단해 허가를 하거나, 거부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병무청은 박주영의 해외여행기간 연장신청을 수리해줬다. 병무청은 왜 박주영의 손을 들어줬던 걸까? 우선 병무청이 해외여행기간 연장신청서를 접수했을 때에는 다음의 두 가지 사정을 고려해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첫 번째 판단 사항 : 국외체재 목적

두 번째 판단 사항 : 공평한 병역의무부과 가능성 


앞서 언급했듯이 병역법시행령 제146조 2항은 <병무청장은 국외여행기간 연장허가 신청서를 받은 경우에는 1)국외체재 목적을 고려하여 2)병역의무부과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되는 범위에서 허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첫 번째 판단 사항인 국외체재 목적이다. 해외이주, 즉 이민자라고 판단되면 병무청은 국외여행기간 연장 허가를 해줄 수 있다. 두 번째는 병역의무 부과에 지장이 없는지 살펴야 한다.


박주영은 현재 현역입영대상자이기 때문에 병무청이 병역의무부과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되는 범위는 박주영이 공익근무를 할 수 있는 시점이 아닌 현역입영을 할 수 있는 시점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국외여행업무처리규정이 해외로 이민을 간 해외이주자의 경우는 현역병 입영대상자건 공익근무소집대장자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획일적으로 37세까지 국외여행기간을 연장해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박주영은 두 번째 판단 사항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을 거다. 결국 그는 고작 병역의무자 국외여행업무처리규정 제26조 따위의 적용을 받아서 입대일자 자유 선택권을 부여받은 거다.


즉 병무청이 박주영의 국외여행기간연장신청을 받아들인 이유는  병역의무자 국외여행업무처리규정 제26조상 모나코 장기체류권을 취득한 박주영을 해외 이민자로 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인 거 같다. 병무청장의 말에 따르면 "박주영은 주 프랑스대사관을 통해 2011년 8월18일부로 국외이주사유 국외여행기간연장원을 출원했고, 그에 따라 2011년 8월29일부로 국외이주 사유 국외여행허가를 했다"고 한다. 즉 박주영과 홍명보가 기자회견에서 강조하고 있는 현역병으로 입영할 가능성이 있어서 그의 신청을 받아들인 게 아니라, 박주영이 국외이주를 준비중이기 때문에 국외여행기간연장을 허가했다는 거다. 


이처럼 나는 지금까지 병무청 입장에서는 이민가겠다는 사람의 말을 거짓말이라고 단정할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허가신청을 거부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병무청, 박주영의 해외이주 의사 없음을 알고도 허가? 특혜 의혹!


그러나 오늘 인터뷰를 통해 상황은 180도 바뀌었다. 박주영은 분명히 자기 입으로 35세 이전에 귀국해 현역병으로 입영하겠다고 밝혔고, 이러한 사실을 이미 자필문서를 통해 병무청에 밝혔었다고 한다. 그럼 병무청은 박주영이 국외이민을 계획중인 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병역의무자 국외여행업무처리규정 제26조에 의거하여 국외 이민자에게 주어지는 입영연기혜택을 부여했다는 건데,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병무청의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할 것 같다. 


아무튼 병무청장의 국외여행연장허가의 근거가 되었던 <이민 의사>가 없음이 명백해졌다. 이민의사도 없는 자가 해외이민을 이유로 국외여행기간연장신청을 낸 것은 누가 봐도 병역 기피를 위한 꼼수다. 이걸 합법적인 입영연기라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합법적이란 말은 법적으로 권리 있는 자가 그 권리를 행사한다는 말인데, 박주영은 이민의사가 없기 때문에 국외여행기간연장신청을 할 권리가 있는 자라고 볼 수 없다. 만약 박주영의 국외여행기간연장신청을 정당한 권리로부터 나온 것으로 해석한다면 앞으로 병무청이 이민의사의 진의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을 악용한 사례가 속출 할 것이다.


박주영에게 모나코 이민 의사가 없음이 명백해진 지금, 병무청은 <처분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해당 처분을 중지, 취소, 변경할 수 있다>는 병역법 제155조 처분의 취소 조항을 근거로 국외여행기간연장허가 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37세까지 국외여행기간을 연장해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국외여행업무처리규정 제26조는 "병역의무부과에 지장이 없다고 인정되는 범위에서 허가할 수 있다"는 병역법시행령을 무력화 시킬 우려가 있는 업무처리규정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은 병무청국정감사에서 "(박주영이) 국가를 위해 많은 활동을 했는데 병역 과정에서 혜택을 주는 방안이 없느냐?"는 질의를 한 적이 있다. 병무청 역시 박주영과 같은 체육인제들을 위해 누적점수제 시행 등을 고려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다른 분야와의 형평성 문제로 체육인 특혜 제도는 아직 도입되지 못했다. 박주영 한 개인만 놓고 보면 재능있는 선수를 병역문제 때문에 망쳐버리는 건 비합리적이고 몰인격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병역의무 대상자 중에 박주영만 그런 안타까운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개인 사정 다 봐주다가는 나라 지킬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군대 때문에 인생의 방향이 바뀌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박주영은 뭐가 그렇게 특별하기에 자신이 계획한 것을 이루기 위해 분단국가의 성인 남성이 져야 할 의무를 2순위로 미룰 수 있단 말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모나코 생활 3년이면 군대가 면제된다?


어찌됐건 현행 병역법과 병역법시행령, 그리고 병역의무자 국외여행업무처리규정에는 꼼수가 통할만한 문제가 있다. 따라서 충분한 검토와 개정의 절차가 필요해 보인다. 그 법의 이름이 박주영법 내지는 모나코법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옳바른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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