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인구가 최근 5년 사이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2011년 병원 치료를 받은 환자의 수는 10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 참고). 병원 치료를 받지 않고 스스로 탈모와 싸움을 하고 있는 탈모인구의 수는 훨씬 많다고 하는데요. 탈모업계 종사자들은 현재 탈모시장의 잠재 소비자 규모는 1000만명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는 2007년 추정치보다 무려 100만명이나 증가한 건데, 2011년부터는 국내에서 탈모와 관련한 대규모 박람회까지 열리고 있더군요. 이처럼 탈모인구 곡선 기울기가 가파라 진 것은 아무래도 유전적 요인 외에 스트레스와 같은 내적 요인, 환경과 같은 외적 요인이 과거에 비해 훨씬 강해졌기 때문일 겁니다.
저도 1년 가까이 하루에 12시간 이상 책을 보고, 그 와중에 틈틈히 블로그에 글도 쓰다보니 수면시간, 식사시간 등 생활 패턴이 굉장히 불규칙했습니다. 당연히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더라구요. 그래서 탈모를 예방하고, 득모를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인터넷을 통해 많이 알아봤습니다. 며칠 동안 인터넷을 뒤진 후 내린 결론은 현재 두피 상태부터 정확하게 체크하자는 거 였습니다. 그래서 세븐레마라는 탈모 전문병원에서 두피&모발 검사를 받아 봤습니다.
세븐레마라는 곳은 모발이식 전문병원인데, 혈액검사, 타액 호르몬 검사, 모발성장속도 검사, 세포막 투과 검사 등을 통해 탈모의 원인부터 추적한 후 치료 방법을 결정할 수 있는 곳이라서 탈모가 의심되는 분들이 검사를 받아보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탈모로 고민하는 분들의 글을 쭉 읽어보니 병원에서 혹시라도 아는 사람과 마주칠까봐 병원에 가는 것을 두려워하던데, 그런 부분을 배려해서인지 예약제로 운영해하고 있었고, 덕분에 진료 대기중인 다른 환자(?)는 없었습니다. 또 간호사님을 비롯해 병원 스텝분도 CS교육을 철저하게 받은 듯 굉장히 전문적이고 친절했습니다.
체크인 후 가장 먼저 한 것은 본인이 느끼는 컨디션을 체크 할 수 있는 문진표 작성이었습니다. 문진표 작성을 끝내자 마자 한 층 위에 있는 세븐레마 모발과학 연구소로 이동했습니다. 그곳에서 고배율 현미경을 이용해 모발과 두피 상태를 촬영했습니다. 이상의 과정을 거친 다음 드디어 의사 선생님의 진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문진표와 현미경 검사, 그리고 10분 정도의 상담 결과 의사 선생님께서는 "최근 급속한 속도로 머리카락이 빠진 것 같다"는 소견을 내놓으셨고, 정확한 원인을 추적하기 위해 혈액검사, 모발 성장검사, 타액 호르몬 검사를 받아 보라고 하시더군요. 혈액검사를 할 때마다 현기증, 혈관통 등 불편한 경험을 했던 터라 혈액검사가 꺼려졌었지만 용기를 내서 세 가지 검사를 모두 받았습니다(비용 12만원).
해당 검사 중에서 다소 생소한 모발 성장검사와 타액 호르몬 검사의 방법과 목적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모발성장 검사는 탈모가 의심되는 부위의 머리카락을 지름 1cm 정도 면도한 후 머리카락이 자라나는 속도를 측정하는 검사입니다.
타액 호르몬 검사는 일정량의 침을 용기에 뱉어서 호르몬 수치를 검사하는 건데, 스트레스 지수 및 탈모와 관련한 중요한 호르몬 수치를 상당히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 검사 결과 스트레스가 정상치보다 높게 나왔고, 영양 상태 등 대부분의 검사 결과가 정상치의 커트라인에 겨우 턱걸이 중인 것으로 나왔습니다. 역시 불규칙한 생활 습관과 과도한 스트레스는 원활한 호르몬 분비를 저해하는 요인이었나 봅니다.
혈액검사 결과는 조금 충격적이었는데요. 걱정했던 간수치는 우루사 덕분인지 좋게 나왔는데, 백혈구 수치가 정상범주의 하한선인 4.00에 훨씬 못 미치는 3.32가 나왔더라구요.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하셨지만 면역력과 직결되는 백혈구 수치가 낮다고 하니까 등에서 식은 땀이 흘러내렸습니다.
백혈구 검사는 내과에서 다시 받아보기로 하고 영양 불균형을 일정부분 해소해 줄 종합비타민제와 호르몬 검사 결과 부족하다고 나온 마그네슘과 아연 보충제 등을 구입했습니다. 당연히 유전적인 요인도 있을 수 있으니까 유전적 탈모 치료에 효과가 있는 약품의 처방전도 받았지요.
머리숱이 워낙 많고 모발이 두꺼워서 미용실에서 구박을 받았었는데, 1년 정도 폐인(?)생활을 했더니 탈모를 걱정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이런 글을 쓴 이유는 탈모 양이 늘거나, 모발이 가늘어진 것 같으면 인터넷을 뒤지지 말고 전문 병원을 찾아가서 정확한 상태를 체크하길 바라서 입니다. 7천원이면 모발 현미경 검사 및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볼 수 있으니까요.
인터넷을 보니 비전문가인 탈모환자들에게 자신의 상태를 상담받고,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으로 탈모를 치료하려는 분들이 많던데, 대부분의 탈모가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 대상이지만, 비급여 진료 대상이라고 해서 질환이 아닌 것은 결코 아니죠. 그러니 탈모도 감기처럼 전문의 내지는 해당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하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게 당연할 것입니다. "비용이 많이 든다", "병원 가는 게 부끄럽다", "금방 좋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탈모를 방치하면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게 된다고 하니까 탈모로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계시다면 전문 병원에서 검사와 진료를 받아보길 권합니다. 특히 탈모의 원인이 더 큰 질병 때문일 수도 있으니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을 단순한 노화의 과정으로만 치부하지 말고 건강 상태를 체크해볼 가치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요즘 너무 바빠서 블로그에 글을 거의 쓰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작성한 제 글이 여러분이 용기를 내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앞으로 1000만 탈모인을 위해 모발 건강과 관련한 글들을 종종 소개할 계획이니까 관심 있으신 분들은 맛있는 블로그를 즐겨찾기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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