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 국물녀 사건의 CCTV가 공개되자 네티즌들은 국물을 쏟게 만든 사람이 50대 여성이 아니라 화상을 입은 아이인 것 같다며 자식 관리를 소홀히 한 아이의 부모를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자 자신이 <푸드코트에서 부모의 보호 없이 뛰어다니다가 장국을 들고 있던 50대 여성과 부딛친 아이>의 외삼촌이라고 밝힌 네티즌이 인터넷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긴 글을 게시했다.
하지만 CCTV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국물녀가 사고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외삼촌이 예를 든 것처럼 이번 사고가 교통사고였다면 국물녀에게도 과실이 인정된다. 운전자에게는 더 큰 주의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운전중에 발생한 사고가 아니기 때문에 운전자에게 주어지는 주의의무를 적용시킬 수 없다.
즉 이번 사건은 국물녀가 "사회생활상 필요한 주의의무 이행여부"가 쟁점이지, 자동차 운전자가 져야 하는 높은 주의의무 이행여부가 쟁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참고로 과실치상죄가 요구하는 주의의무에 대한 판례와 학설은 평균인 표준설을 취하고 있다. 평균인 표준설이란 <행위 당시 사회일반의 평균인이 행위자의 입장에 있었을 경우에 적법행위를 기대 할 수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기대가능성의 유무를 판단해야 한다>는 건데, CCTV를 본 대다수의 네티즌들이 화살의 방향을 국물녀에서 국물녀 보호자를 향해 돌린 것을 보면 네티즌들은 국물녀가 아이의 돌진을 피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고 보는 것 같다. 그렇다면 국물녀는 과실치상죄가 요구하는 <사회생활상 필요한 주의의무는 이행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사고 이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으니 죄가 있다는 주장 역시 터무니 없다. <도주차량 운전자>, 일명 뺑소니는 특가법(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에 규정된 것으로, 이 역시 자동차 또는 원동기 운전자가 운전중 사고를 일으키고도「도로교통법」 제54조제1항에 규정된 사고후 조취 의무를 위반한 때에 가중처벌한다는 것이지, 운전자가 아닌 행인들 간에 발생한 추돌 사고에 대한 처벌을 규정하는 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화상을 입은 아이의 보호자가 올린 글 때문에 국물녀로 불리우게 된 50대 여성도 손에 화상을 입었다. 이 경우는 누가봐도 아이에 주의의무 위반에 의한 신체 건강의 훼손이라고 볼 수 있을 거다. 하지만 아이를 처벌할 수는 없다. 그러나 아이 부모는 자식 관리를 소홀히한 것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피해 여성에게 사과를 했어야 하지 않을까? 자기 자식이 얼굴에 화상을 입었으니, 상대방이 손에 화상을 입은 것은 생각할 겨를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지 많은 시간이 지났다. 지금은 이번 사건을 좀 더 객관적으로 보고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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