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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와 생각

토요타 시에나 "안 사길 잘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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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년 동안 각종 가족행사 때마다 패밀리카 역할을 톡톡히 해왔던 카니발 리무진이 결국 수명을 다해 토요타의 럭셔리 패밀리카 시에나<SIENNA>를 구입하기로 최종합의를 봤습니다. 차량 재원을 확인하기 위해 토요타 코리아 홈페이지에 접속했더니, 시에나 국내 출시를 기념해 시승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더군요. 취등록세 등을 포함하면 5천만원을 훌쩍 뛰어 넘는 고가의 자동차를 구입하기 전에 2박3일 동안 시승을 해 볼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기회가 어디 있겠습니까. 구입에 앞서 시승부터 해보자고 해 시승 이벤트에 응모했습니다. 미니밴 정보공유카페에 올라온 시에나의 옵션데 대한 글(http://cafe.naver.com/toyotasienna/2148)에 따르면 옵션 장난질이 도를 넘은 것 같았지만, 타보고 결정하면 되겠다고 생각했죠.

▲ 토요타 시에나 이벤트 내용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이벤트에 응모했기에 당첨될 거란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오늘 저녁 6시 46분 운전중에 세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운전중에는 전화를 받지 않기 때문에 목적지에 도착한 후 발신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전화를 잘못 건 거>라고 하더군요. 어떻게 3통이나 연속으로 전화를 잘 못 걸 수 있냐고 물었더니 3통이 아니고 2통이라며 "다른 사람하고 전화 연결이 됐고, 잘 못 건거다"라더군요.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자에게 전화를 하려다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을 경우에도 "아이쿠, 손자한테 전화를 한다는 게 번호를 잘못 눌렀나 보네요. 미안하게 됐어요"라며 상황 설명과 함께 사과를 하는데....




무엇보다 <다른 사람하고 전화 연결이 됐다는 건, 나한테 용건이 있어서 전화를 했지만, 내가 전화를 받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연락을 했다는 말>처럼 들렸습니다. 그래서 무슨 일로 전화를 한 거냐고 다시 물었죠. 하지만 여전히 "잘 못 건 거에요. 다른 분하고 연락이 됐어요"라는 말만 반복하더군요.  답답한 마음에 <전화한 곳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그제야 광고 대행사라고 대답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자세한 상황 설명은 없었죠.

아무튼 이후 3통의 전화가 오고 갔고, 아래의 모자이크 처리된 글처럼 많은 말이 주고 받았습니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1)시에나 시승 이벤트 당첨됐다고 전화를 했던 것은 맞는데, 2)사실은 니가 당첨된 게 아니었다 3)진짜 당첨된 사람은 나중에 통화한 다른 사람이며, 이미 그 사람한테 당첨 통보를 했다. 4)아직 당첨자 공지를 하지 않은 상태니까 설령 니가 당첨자였다고 하더라도 문제될 거 없다는 내용입니다.


뭐 이런 사소한 내용을 블로그에 올리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벤트 주최측 또는 대행사의 권위적인 태도는 분명 지적해야 할 문제이기에 필요한 몇자 적어 봤습니다.

아무튼! 집으로 돌아와 시에나를 구입해서 실제로 운전하고 다닐 큰 형에게 오늘 있었던 불쾌한 일을 얘기했더니, "내가 그 봉고 안 사면 화가 풀리겠나"라고 하더군요. 결국 토요타의 럭셔리 패밀리카 시에나 홍보 이벤트가 오히려 시에나를 구입하지 않기로 결정하게 된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었으니, 토요타의 손해에 비하면 나의 손해는 아무것도 아니겠구나라고 스스로 화를 삭혀 봅니다. 

▲ 엄청난 힘과 연비를 자랑하는 7인승 투란, 실용성을 따지는 독일인들의 사랑을 받는 패밀리카 중 하나



한편 토요타는 월드베스트셀링카 코롤라를 17박18일간 시승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시승 이벤트를 두 차례 진행했는데요. 신기하게도 한 명이 두 번 연속 시승 이벤트에 당첨되었더군요. 2~3차례 시승 이벤트에 낙방해 서운해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한 사람에게 두 번의 기회를 준 것은 토요타 입장에서 전혀 득이 될 것 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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