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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서울등축제를 즐기고 왔습니다. 11월 4일부터 청계천에서 진행되고 있는 서울등축제에는 정말 다양한 등들이 서울의 밤거리를 수놓고 있었는데요. 태권V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니 하의실종의 창시자가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권V는 1976년 상영된 만화영화입니다. 당시 시대상을 들여다 보면, 통금, 장발 단속, 미니스커트 단속 등이 자행되던 유신시대였죠. 대한민국 국민들은 카다피도 하지 않았다는 두발 단속까지 당해야 했습니다. 그런 암울한 시대 속에서 작가는 태권V에게 초미니 핫팬츠와 탱크탑을 입혔던 게 아니었을까요? 만화 속 세상이란 어쩌면 독재자 박정희의 폭압 통치를 피할 수 있는 탈출구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치 김지하 시인의 <타는 목마름으로>라는 시에서 처럼 태권V도 자유 민주주의의 세상이 오기를 바랐던 건 아닐까요.
<타는 목마름으로>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너무도 오래
오직 한 가닥 있어
타는 가슴속 목마름의 기억이
네 이름을 남 몰래 쓴다 민주주의여
아직 동 트지 않은 뒷골목의 어딘가
발자욱소리 호르락소리 문 두드리는 소리
외마디 길고 긴 누군가의 비명 소리
신음 소리 통곡 소리 탄식 소리 그 속에 내 가슴팍 속에
깊이깊이 새겨지는 네 이름 위에
네 이름의 외로운 눈부심 위에
살아오는 삶의 아픔
살아오는 저 푸르른 자유의 추억
되살아오는 끌려가던 벗들의 피묻은 얼굴
떨리는 손 떨리는 가슴
떨리는 치떨리는 노여움으로 나무판자에
백묵으로 서툰 솜씨로
쓴다.
무한도전이 10차례 징계를 받는 21세기 대한민국은 과연 동이 튼 아침인지, 생각하게 되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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