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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속 풍경

[유럽 여행] 등록금 부담 없는 독일 대학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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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여행을 가는 목적 중에 하나는 <대한민국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을 보기 위해서다. 오늘은 소개할 유럽의 풍경은 대한민국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풍경이라고 확신한다.


바로 대학등록금이 없거나, 있더라도 75만원의 등록금을 내고 열심히 공부만하면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독일의 대학 캠퍼스 풍경이 그것이다. 독일 정부는 국민을 교육 시키는 것이 국가의 중요한 책무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국민들은 학습의 권리는 국가가 보장해줘야 하는 헌법상 권리로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2006년 독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정부가 갑자기 대학 등록금을 걷기 시작했다. 등록금의 액수는 500유로, 우리 돈으로 75만원 수준이었지만 독일 대학생들은 "국가 미래를 위해 공부하는데 돈까지 내야하냐?"며 등록금 제도 도입 반대시위를 했다. 하지만 2006년부터 독일 대학은 등록금 제도를 도입했고, 일부 대학생들은 "부모님에게 손을 벌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아르바이트해서 번 생활비를 학교에 내고 공부할 수는 없다"며 졸업장을 포기하기도 했다. 


05학번들만 하더라도 학생회비 100유로 정도만 내면 학교에 돈을 낼 일은 없다. 심지어 학생회비에는 대중교통비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대학생이라는 이유만으로 대중교통비가 면제된다. 그야말로 대학생들에게 독일은 지상낙원과도 같은 곳이었다. 


그런 복지국가에 대학등록금이란 단어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서 독일인들는 여전히 "대학등록금을 다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대학등록금을 예전처럼 폐지했다. 이에 대학생들은 "드디어 교육 받을 권리을 보장받게 됐다"며 기뻐하고 있다.

사실 독일 정부가 우리나라처럼 등록금 폭등(0원에서 75만원으로 올랐으니 폭등이라는 그들의 표현이 틀린 것은 아닌 것 같다)을 방관한 것은 아니다. 무이자 융자에 25년 상환이라는 말도안되는 학자금대출정책을 펴는 등 상상을 초월할만한 금융혜택을 줬다.


독일 대학생들은 자신들이 대학을 졸업하기 전에 다시 등록금 제도가 폐지될 거라고 믿고 있는 것 같다. 유럽경제 위기로 정부가 어떤 결정을 할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국민 교육을 정부의 중요한 책임으로 인식하는 독일 정부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학생들의 지상낙원 독일에는 세계 각국의 인재들이 캠퍼스 탐방을 온다. 이날도 다양한 인종의 학생들이 대학 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며 캠퍼스를 구경하고 있었다.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혈안이 된 우리나라 대학들도 외국인 대학생에게는 엄청난 혜택을 주고 있다고 한다. 반값등록금, 기숙사 무상 제공 등 외국인 학생들에겐 파격적인 대우를 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그러한 정책이 독일의 대학과 비교해서 경쟁력이 있는지 의문이며, 내국인을 차별하는 행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아무튼! 공부하고 싶은 대학생들에겐 지상낙원과도 같은 독일에 방문한다면, 명문 대학의 캠퍼스를 산책해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사진 속 대학은 본 대학교(정식 명칭은 '라인 프리드리히-빌헬름스본대학교')로, 세계적인 사회학자 칼 마르크스가 이 대학의 법학부를 졸업했다. 노벨상 수상자를 무려 6명이나 배출했으며, 베네딕토 16세는 신학부(4번째 사진 속 건물)에서 기초신학과정을 가르치는 교수로 재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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