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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난투극이라는 동영상이 패륜녀를 낳았고, 이번에는 지하철 폭력할머니를 탄생시켰습니다. 이에 대해 '사실 확인도 하지 않고 패륜녀란 떡밥을 던지며 마녀사냥을 주도한 언론과 폭력을 방관한 시민이 더 무섭다'라고 비판을 가자자 언론은 그제야 "방관한 시민들도 문제"라며 호들갑을 떨기 시작하더군요.
분명 어제는 패륜녀라며 10대 여학생을 욕했던 언론이 오늘은 할머니를 욕하고, 내일은 시민을 욕하는 모습을 보며 언론이 하는 일이 뭔지 의문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과연 기사라는 걸 쓰면서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는 고민을 하긴 하는 건지, 단순히 자극적인 기사를 써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해 상사로부터 인정 받을 생각만 하는 건지...
아무튼 오늘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하철 폭행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2003년 뚱뚱하다고 놀리는 남성 2명에게 항의했다가 무자비한 폭행을 당한 여성, 지하철 내 폭력사건으로 인해 서울 온수역에서 사람이 죽는 끔찍한 사건 등 공공장소에서 시민이 폭행을 당하는 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이들 사건의 공통점은 그 누구도 피해자를 돕지 않았다는 건데요. 눈 앞에서 벌어지는 범죄현장을 보고도 남의 일이니까 방관하는 사회에서 과연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더 높은 도덕적 규범을 외칠 자격이 있을까요?
심지어! 서울의 한 병원에서는 경찰관이 뻔이 지켜보는 가운데 병원 직원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피해 직원은 경찰관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경찰관은 "관할 구역이 아니다"라며 구경만 했다고 합니다.
정복을 입은 경찰관조차도 관할 따지며 폭행을 방관하는 사회에서 무엇을 바라겠냐만은, 그렇다고 해서 계속 무기력해 진다면 이 나라도 무법지대가 되지 말란 법은 없을 겁니다.
요즘 G20 정상회담을 개최를 앞두고 정지선 지키기와 같은 기초질서 지키기 캠페인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과연 지하철에서 싸움질 하는 것 하나 말리지 못하는 의식을 가진 서울시민들에게 기초질서 지켜달라고 하는 건 무리가 아닐까 싶네요.
공정한 사회, G20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선진 일류 국가로 도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정의로운 사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정의롭지 않은 사회에선 아무리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성공한 인생을 보호해 줄 정의가 없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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