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고사 성적공개 방법 변화로 일제가 미제되나?

대한민국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이하 일제고사) 성적이 일부 공개된다고 합니다.
언론에 따르면,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눈에 띄게 감소한 우수 학교를 공개하고 성적이 향상된 비결을 소개하도록 할 계획이라고하는데, 일제고사가 서열화와는 무관하다는 걸 어필하려는 교과부의 노력이 애처롭게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일제고사가 서열화 논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일제고사를 더이상 시행하지 않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성적을 공개하지 않는 거겠죠.

물론 서열화 우려가 있는 일제고사도 무조건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제고사 결과를 분석해 성적이 가장 좋지 않은 학교를 찾아 해당 학교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발견한 후 문제해결을 위해 정부가 집중 지원한다면 일제고사는 단기적으로 서열화 논란에 휩쌓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서열화가 아닌 평준화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제고사의 목적은 학업성취도를 평가하는 건데요. 학업성취도를 평가하는 목적은 분명 성취도가 낮은 학교를 찾아내서 성취도를 높여주기 위함일 때에만 일제고사의 정당성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어느 학교가 가장 공부 잘하는 학교인지, 어느 동네에 공부 잘하는 학교가 밀집되어 있는지 등은 전혀 분석할 가치도 없으며 알릴 필요도 없겠죠.

따라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눈에 뛰게 감소한 우수학교'를 공개할 필요도 없을 겁니다. 이는 본질을 흐리는 물타기에 불과해 보이는데,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눈에 뛰게 감소한 우수학교를 찾아 내는 것이 일제고사의 시행 목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일제고사가 더이상 논란이 되지 않도록 일제고사의 시행 목적에 부합하는 사후 행위들이 이어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