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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다문화 체험] 서울에서 만난 터키의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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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으로 만나는 터키

한민국에서 다양성이 가장 존중되는 곳은 어디일까요? 저는 이태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태원의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다보면 마치 외국에 나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거든요. 다문화 체험을 위해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이태원에서 터키의 향을 느끼고 왔습니다.

   어디로 갈까?

처음 방문한 곳은 터키음식 전문점 살람이라는 곳인데요. 첫번째 체험 장소로 이 곳을 택한 이유는, 제가 유럽에 있을 때 즐겨 먹던 케밥을 먹기 위해서 입니다. 케밥은 주머니가 가벼운 유학생들이 즐겨 먹는 음식입니다. 특히 독일에서 유학을 하신 분들이라면 케밥의 맛과 가게 근처부터 흘러나오는 터키의 향을 잊을 수 없을 거에요.



외국 사람들이 한국의 향을 김치, 마늘이라고 생각하듯이 한 나라의 향은 그 나라의 대표 음식의 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 터키의 향은 양고기가 익는 향과 각종 향신료의 향이겠죠. 

살람의 실내 인테리어

살람의 가게 내부는 유럽에서 접한 터키 음식 전문점에 비해 훨씬 깔끔했고 고급스러웠습니다.

솔직히 유럽에서 만났던 터키 음식점들은 낡은 인테리어와 오랜 세월 불에 그을린 재래식 오븐이 인상적이었는데, 한국의 터키 음식점에서 그런 친근한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유럽에 퍼져 있는 터키 음식점들은 이민 1세대부터 지금의 세대(보통 2.5세대)까지 이어져 오면서 그러한 모습을 가지게 된 거겠죠. 식당 내부가 유럽의 그것 보다 고급스럽기는 했지만 인테리어에서 터키의 멋과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을 먹을까?

터키의 대표 음식 케밥을 주문했습니다. 케밥은 유목생활을 하던 유목민들이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음식입니다. 이스탄불에서 만난 터키계 독일인의 설명에 의하면 아랍어로는 카밥, 터키어로는 케밥인데 터키인들이 지속적으로 자신의 고유 음식으로 개발하면서 터키의 대표 음식이 되었다고 합니다. 터키인들은 케밥에 대한 자부심이 상당히 강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케밥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케밥은 고기를 쌓아올려 빙빙 돌려 불에 굽는 일종의 숯불회전구이식 '되네르케밥', 재래식 오븐인 진흙 통 속에서 굽는 '쿠유 케밥', 한국의 꼬치처럼 쇠꼬챙이에 끼워 바싹하게 구운 '쉬쉬 케밥'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되네르 케밥에 터키식 요쿠르트와 케찹 소스와 같은 각종 소스를 첨가한 '이슈켄데르 케밥'이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정말 다양한 케밥이 있습니다.

이스탄불에서 맛본 되네르 케밥 센드위치(바게트)


한국인들이 즐겨먹는 되네르 케밥 센드위치(또띠아)


가장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케밥은 되네르 케밥 센드위치입니다. 되네르 케밥 센드위치를 주문할 때에는 케밥에 들어갈 고기(양고기 또는 닭고기)를 선택하고 빵종류(바게트, 또띠아)를 선택한 후 야채의 양과 종류 등을 선택하여 기호에 맞는 케밥을 만들어 먹으면 되는건데요. 아쉽게도 제가 방문한 날에는 되네르 케밥 센드위치를 맛 볼 수 없었습니다. 

치킨 쉬쉬 케밥

대신 치킨 쉬쉬 케밥을 주문했어요. 양고기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들이라면 치킨 쉬쉬 케밥을 추천합니다. 치킨 쉬쉬 케밥은 코치에 닭고기를 끼워 바싹한 맛이 날 정도 구워 나온 닭꼬치구이에 각종 야채를 곁들여 먹는 케밥으로 살람의 인기 메뉴라고 합니다.

오늘 소개한 터키 전통 음식 케밥은 다문화, 그 중에서도 중앙아시아를 기점으로 유목생활을 하며 국가를 형성한 이슬람 국가 터키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만약 터키인들이 유목생활을 하지 않았다면 케밥처럼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은 탄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대신 사회가 발전하면서 탄생한 패스트 푸드인 햄버거가 케밥보다 먼저 나왔을 수도 있을 거에요. 

케밥은 비록 태생은 패스트 푸드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흘러간 세월만큼이나 슬로우 푸드화 된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슬람국가라고 하면 과격한 사람들, 테러를 일삼는 사람들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이 계실텐데, 제가 유럽에서 만난 이슬람 국가 사람들은 생활에 여유가 있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만드는 음식은 언제나 풍요로움과 정을 느낄 수 있었어요.

혹시 아직도 이슬람이라는 말에 경계심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계시다면, 이번 주말에는 이태원의 이슬람 사원으로 가셔서 이슬람 인들의 성실함과 건전함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결국 돌아오는 길에 술탄 케밥에 들러 되네르 케밥 센드위치를 하나 더 사먹었습니다.
술탄 케밥은 터키분들이 직접 운영하는 테이크아웃 케밥 전문점입니다.


되네르 케밥에 들어갈 양고기가 숯불회전구이식으로 익어가고 있고  터키 아저씨께서 양고기를 자르려고 칼을 점검하고 계시네요.

청나라의 영향을 많이 받은 터키 전통 접시


터키는 중국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실크로드의 종착역이자 유럽으로 통하는 관문이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터키는 유럽문화와 아시아문화가 공존하는 신비로운 나라입니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 이태원의 풍경


창밖의 외국인들이 심각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네요.

양고기 케밥

케밥이 나왔습니다. 예전에는 바게트와 또띠아 중에서 빵을 선택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바게트를 선택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상 '서울에서 만난 터키의 향' 포스팅을 마치며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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