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트 렌트카에서 차량을 인도받은 후 제주도에서의 첫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향한 곳은 제주도 향토음식인 각재기국을 맛볼 수 있는 돌하르방식당입니다.
돌하르방식당은 제주공항에서 10분 거리라서 첫 번째 코스로 추천하고 싶은 식당입니다. 그런데 제주 시내의 숨은 맛집들은 주차공간이 없기 때문에 '개념 길주차'를 해야합니다. 그래서 차라리 제주시내 탐방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오후 3시까지만 장사를 한다는 믿기 힘든 문구와 함께 돌하루방 그림 스티커가 붙은 허름한 여닫이식 문을 열고 식당에 들어서자 오후 2시가 다 되었음에도 몰려든 손님들로 식당 안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다들 제주도 향토음식을 먹느라 대화는 실종되었더군요.
빨간 티셔츠 할아버지가 이곳 돌하르방식당의 사장님이십니다. 빨간 티셔츠를 유니폼처럼 즐겨 입으신다는 할아버지께서는 6.25참전 용사로 무공훈장을 받으신 유공자시랍니다. 그리고 손님들과 농담을 주고 받는 실력도 수준급이셨어요.
각재기국은 주문과 동시에 조리가 되는데, 요리가 완성되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더군요.
각잭이국이 나오기 전에 고등어조림, 멜젓, 오징어 젓갈 등 기본찬으로 나왔습니다.
조림은 정말 하나의 메인 메뉴로도 손색이 없는 맛이었습니다.
▲ 오징어 젓갈
▲ 흑돼지가 생각나게 하는 멜젓
▲ 매운 고추
▲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제주배추
▲ 마늘과 다대기
촐래도 나왔지만 고등어 조림을 먹느라 정신을 잃고 카메라에 담지 못했습니다. 밥도 담지 못했는데 보리와 잡곡으로 지은 건강한 밥이 나옵니다. 고등어 조림 한 덩이를 다 먹으니까 각재기국이 나왔습니다.
딱 봐도 비려보입니다.
더욱이 각재기 또는 전갱이라는 생선은 고등어처럼 등푸른생선이라 비리죠. 하지만 놀랍게도 돌하르방의 각잭이국은 전혀 비리지 않습니다. 들어간 재료라고는 제주배추, 된장, 청양고추, 그리고 각재기가 전부인데 신기하게도 비리지 않습니다.
여기에 특재 양념을 기호에 맞게 넣어서 먹기만 하면 됩니다.
생선이 들어간 국은 정말 못 먹는데, 이곳 각재기국의 국물은 해장국보다 더 시원했습니다.
작고 허름한 식당이지만 금연식당이라 쾌적한 환경 속에서 식사를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요즘처럼 추운 겨울 각재기국을 자주 먹어주면 중성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심근경색처럼 겨울철 더욱 치명적으로 찾아오는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각재기국 : 7,000원
고등어 구이 : 10,000원(4인 이상 무료)
추천 안주 : 한 접시 1만 5천 원 밖에 하지 않는 고등어 회
블로거 맛점 : 4.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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